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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도미노피자·한솥·면사랑, 공식 후원사 아닌데 보도자료에 '월드컵' 남발…법 위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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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도미노피자·한솥·면사랑, 공식 후원사 아닌데 보도자료에 '월드컵' 남발…법 위반 논란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12.05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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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아닌 일부 식품·외식 기업들이 월드컵, 피파 등의 용어를 보도자료에 직접 사용하고 있어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FIFA는 공식 후원사 외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국가대표 선수명을 비롯한 각종 월드컵 관련 용어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규제 범위에는 기업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도 포함된다.

일각에선 월드컵이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점을 미뤄볼 때 용어 규제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는 기업들은 "돈 주고 권리를 산 기업 입장에선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업체들의 자율 규제 준수를 강조했다.
 

▲FIFA 파트너(위쪽)와 FIFA 월드컵 스폰서
▲FIFA 파트너(위쪽)와 FIFA 월드컵 스폰서

5일 업계에 따르면 KFC와 교촌치킨, 한솥, 코스모스제과, 청오DPK 도미노피자, SF이노베이션 스쿨푸드, 데일리비어 생활맥주, 마이셰프, 면사랑, 비어케이 칭따오, 오뚜기, 일동후디스, 롯데GRS 롯데리아, 골든블루, 올가니카 등이 보도자료에서 FIFA가 규제하는 용어를 직접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6월 FIFA에서 배포한 카타르 월드컵 관련 지식재산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식 후원사 외에는 피파(FIFA)와 월드컵(World cup), 국가대표 선수명, 스폰서, 카타르 2022 등의 용어를 사용할 수 없다. 이는 공식 후원사의 독점권 보호를 위한 조치다.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상표 사용권을 취득하지 않고 월드컵 관련 단어를 상업적으로 사용한 경우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행위로 인정돼 제재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직접적인 용어 사용을 삼가고 월드컵을 떠올릴 수 있는 단어로 보도자료를 배포, 시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bhc치킨과 지앤푸드 굽네, 원할머니 보쌈족발, 할리스 등은 '세계적(또는 지상 최대) 축구 축제', '축구 경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스포츠 축제' 등의 용어를 사용, 월드컵 관련 프로모션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지앤푸드가 운영하는 굽네는 지난 달 30일 '세계적인 축구 축제'라는 용어를 사용한 보도자료를 작성해 배포했다
▲지앤푸드가 운영하는 굽네는 지난 달 30일 '세계적인 축구 축제'라는 용어를 사용한 보도자료를 작성해 배포했다

이는 법망을 비껴나간 앰부시 마케팅에 해당한다. 엠부시 마케팅이란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들이 스폰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시류에 편승, 마케팅을 펼치는 홍보 기법이다. 기생 마케팅으로도 불린다.
 
보도자료상의 월드컵 관련 용어 사용은 법적으로 문제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가공을 거쳐 자료가 보도되는 특성을 이용, 국제축구연맹의 규제를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

여기까진 그래도 애교 수준이다. 식품·외식기업 상당수는 언론에 제공하는 보도자료에 월드컵 관련 직접적 용어를 남발하고 있었다. 일례로 면사랑이 지난 달 2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선 월드컵 용어를 네 차례나 남발하고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라는 직접적인 대회명까지 노출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식 명칭인 FIFA 월드컵은 스폰서만 가능하다. 비스폰서사의 경우 마케팅 활동 전반에서 공식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 규제는 보도자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공식 후원사 업체들은 FIFA 가이드라인에 준수해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FIFA 측의 검토를 받은 이후에 언론에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식 후원사 업체 한 관계자는 "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시즌에 편승해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당연한 활동이지만 돈을 내고 권리를 산 기업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FIFA 규제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월드컵은 축제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만큼 그 용어가 많은 의미를 포괄하는데 단어마저 못쓰게 하는 것은 FIFA 측의 과도한 상업주의라는 지적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월드컵은 이미 보통명사가 됐다. 기업에 있어 월드컵과 같은 특수 시즌은 소비자에게 브랜드와 상품을 알리고 구매 전환율을 높이며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용어 사용까지 제재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보여진다"고 토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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