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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주력 대기업 그룹 빚 90%↑...증흥건설 자금대여액 4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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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주력 대기업 그룹 빚 90%↑...증흥건설 자금대여액 4배 폭증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2.12.0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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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그룹들의 자금대여 규모가 올 들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공사를 많이 하는 그룹일수록 대여금이 크게 증가했다. 금리 인상으로 상환 비용이 늘어나는데, 부동산 침체로 분양 등 사업성과가 좋지 못할 경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5조 원 이상의 대기업 그룹 중 건설을 주력으로 하는 9개 그룹의 자금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9월까지 25조9380억 원을 대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금대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3조6687억 원에 비해 89.8%나 증가했다. 자금대여는 은행 차입금을 비롯해 타 기업 및 그룹 관계사로부터 대여한 금액이 모두 포함된다.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을 대여한 건설그룹은 DL이앤씨(대표 마창민)를 간판으로 하는 DL그룹이다. 전년에 비해 13.5% 늘어난 7조8611억 원의 자금을 대여했다. 대여한 자금의 90% 이상이 외부에서 끌어온 돈이다.

이어 중흥건설(대표 백승권) 6조2202억 원, HDC현대산업개발(대표 최익훈·정익희·김회언) 4조379억, 대방건설(대표 구찬우) 3조8309억 원 순이다. 호반건설(대표 박철희)도 자금대여액이 1조 원 이상이다.

중흥건설은 전년에 비해 자금대여액이 329.4%나 늘었다. HDC현산과 호반건설도 증가율이 100% 이상이다. 아파트 건설업을 주로 하는 건설그룹들이다.
부영(대표 최양환), KCC(대표 정몽진), HL홀딩스(대표 김준범), 유진기업(대표 최종성) 등은 자금대여액이 비교적 크지 않다.

올해 계열사간 자금대여액은 5조490억 원으로 전체 대여액에서 19.5% 비중을 차지한다. 계열사간 자금대여는 거의 대부분 그룹 대표기업이 계열사들에게 운영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중흥건설이 새솔건설에 180억 원, 영담에 170억 원, 대방건설이 디비건설에 150억 원, 대방개발기업에 130억 원 등을 대여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운영자금은 적게는 50억 원에서 많게는 200억 원가량 여러 차례에 걸쳐 대여가 이뤄졌다. 

올해 계열사간 자금대여액은 전년에 비해 66% 늘었다. 전체 자금대여에서 계열사간 대여액 비중은 2.8%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자금대여액에서 계열사간 대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방건설이 44.6%로 가장 높다. 이어 호반건설, 부영, 중흥건설 등이 30% 이상이다.

건설그룹의 자금대여가 증가한 것은 올 들어 금리인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까지 아파트 공사 등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실제 올 1, 2분기 건설그룹들의 자금대여액 증가율은 각각 117.6%, 90.1%로 올해 3분기까지 수치를 넘어선다. 3분기에는 자금대여액 증가율이 59.9%에 그친다.

건설사들이 호황에 공사를 벌이면서 차입을 늘렸다가 금리인상으로 업황이 꺾이면서 폭탄을 떠안게 된 모습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최은정 연구위원은 “올해 금리 인상 전까지는 주택시장이 호황이었고, 건설사들은 낮은 이자에 대출을 끼고 공사를 적극 진행했다”며 “하지만 금리인상에 원자재값 폭등, 자재수급 이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현장 작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건설사들이 받는 부담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은 개발사업을 할 때 늘어나게 되고 PF대출은 1금융, 2금융, 증권사 등 차입기관에 따라 금리 약정이 다를 수 있다”며 “대여금 만기가 돌아오는 시기에는 대형 건설사들도 진짜 위험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건설사 한 곳이 무너지면 하청, 그리고 연관된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도미노처럼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결국은 분양 등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하는데 부동산 시장 침체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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