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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농심맨' 박준 부회장 퇴임…신동원 체제 2년 만에 세대교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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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농심맨' 박준 부회장 퇴임…신동원 체제 2년 만에 세대교체 본격화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3.02.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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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농심맨'인 박준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76)이 오는 3월 정기주총을 끝으로 사내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창업주인 고(故) 신춘호 선대회장이 별세하고 신동원 회장(66)이 농심 사령탑에 오른 후 약 2년 만의 일이다. 올해 76세 고령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후진 양성을 위해 자연스럽게 퇴임을 결정했다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박 부회장이 신라면의 세계화를 진두지휘하며 선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어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퇴임으로 신동원 회장의 친정체제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9일 정기주주총회 소집을 공시하고 황청용 부사장을 등기이사 후보로 올렸다. 선대회장 최측근이었던 박 부회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총을 끝으로 등기이사를 퇴임한다.

농심 관계자는 "박 부회장은 지난해 농심 각자대표로 선임된 이병학 부사장이 안착할 수 있도록 도움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로 76세 고령의 나이에 접어듦에 따라 후진 양성을 위해 자연스럽게 퇴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준 부회장, 신동원 회장, 이병학 부사장
▲박준 부회장, 신동원 회장, 이병학 부사장
농심에서 미국 지사장, 국제사업총괄 사장 등 요직을 거치며 '해외통'으로 이름을 날린 박준 부회장은 선대회장과 동향인 울산 출신으로 경남고와 중앙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하고 무역회사에 다니다 1981년 농심 수출과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농심 라면을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오너 일가가 아닌데도 초고속으로 임원을 달았다. 선대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입사 10년만인 1991년 국제담당 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2005년 농심 국제담당 사장, 2008년 농심아메리카 사장, 2010년 농심 국제사업총괄 사장, 2012년 농심 대표이사 사장, 2016년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초고속 승진 가도를 달려왔다.

박 부회장의 퇴임은 세대교체의 의미를 가진다. 신동원 회장 친정체제 구축 작업도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된다.

신동원 회장은 신춘호 선대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7월 선대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농심그룹 사령탑에 올랐다. 농심의 지주회사이자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의 지분 42.92%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농심홀딩스는 대표 사업회사인 농심과 율촌화학, 메가마트 등을 지배하고 있다. 

박 부회장보다 2년 빠른 1979년에 평사원으로 입사, 수 십여 년에 걸쳐 경영능력을 충실히 검증받은 인물로 '글로벌 라면기업 1위'라는 목표를 세우고 미국 제2공장을 준공해 라면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등 해외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위해 농심 대표직을 내려놓은 대신 이병학 생산부문장 전무(63)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신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했다. 이병학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인 지난해 농심 실적을 연결 기준으로 살펴보면 매출은 3조1291억 원으로 2021년에 비해 17.5%, 영업이익은 1122억 원으로 5.7% 성장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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