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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롯데‧포스코 등 조용한 창립기념일...'떠들썩한 잔치' 구시대 유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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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롯데‧포스코 등 조용한 창립기념일...'떠들썩한 잔치' 구시대 유물로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03.27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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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월 창립기념일을 맞은 대기업 그룹들이 공식행사를 생략하고 조용히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이 지난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후 그룹 차원의 행사를 펼치지 않고 있는 데다, 대규모 인원이 모여 떠들썩한 행사를 진행하는 게 시대 트렌드에 맞지 않다는 분위기가 깔려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LG, 롯데, 포스코, HD현대, GS, 코오롱, KCC 등이 3월과 4월 창립기념일을 맞는다.

우선 삼성은 지난 22일 84주년, HD현대그룹은 23일 51주년 창립일을 맞았다. 두 그룹은 창립기념 행사 없이 휴무일을 보내며 직원들에게 휴식을 제공했다.

HD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이 울산 본사에서 퇴직 임·직원 200여명을 초청하는 ‘홈커밍데이’만 열었다.

27일 75주년 창립기념일을 맞은 LG그룹 역시 별도의 외부 행사는 진행하지 않는다. 창립기념일 당일은 근무하고 대신 4월 둘째 주 금요일 모든 계열사가 동시에 휴무일을 갖는다.

LG는 창립기념일 휴무가 주말과 겹치면 아쉽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2013년 기념 휴일을 특정일이 아닌 특정 요일로 바꿨다.

31일 창립 18주년을 맞는 GS그룹도 내외부에서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창립기념일 당일은 휴무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지만 별도 행사는 열지 않기로 했다. 창립기념일인 4월 1일 전사가 쉰다. 포스코는 지난 2021년 창립 53주년을 맞아서는 최정우 회장이 ‘그린·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하며 대규모 행사를 진행했다.

같은 날 창립 65주년을 맞는 KCC그룹 역시 공식 행사는 없다. 직원들은 출근해 정상 근무한다.

롯데그룹은 56주년을 맞는 4월 3일 공식 행사 없이 창립기념일엔 휴무를 보낸다. 창립일 하루 전 내부에서 근속직원 포상 행사 정도만 진행한다.

SK그룹은 올해 4월 8일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행사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룹 차원의 공동 휴무일을 보내지는 않고, 계열사별로 창립일에 맞춰 휴무를 시행한다. SK는 지난해 내부에서 ‘메모리얼데이’ 형식으로 선대회장과 창업회장을 기렸다. 올해도 예년과 비슷하게 특별한 행사는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4월 12일 69주년 창립기념일을 맞는 코오롱그룹 역시 당일 휴무를 실시하고 별도의 행사는 갖지 않는다.

5년, 10년 단위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던 모습도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재계에는 국내 대표그룹인 삼성이 2017년 미전실 해체 이후 그룹 차원의 행사를 열지 않으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 비해 그룹의 개념보다 계열사 독립경영 기조가 강해진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직원들이 스스로 소속감을 가지고 창립일에 대한 의미만 되새기면 되는 것이란 인식도 더해졌다. 직원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집단이 모여서 형태가 있는 식을 치르는 것이 실용성도 떨어지고 형식에 치우쳤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며 “창립 기념행사라는 게 이전 세대의 기념방식으로 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다고 보는 인식도 크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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