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최근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전국삼성노조(전삼노)가 젊은 세대로 구성된 DX노조를 공동교섭단에서 배제해 내부 갈등이 복잡해지고 있다.
DX노조가 규약에 따라 제명된 전 조합원들로 구성돼 집행부와 공동교섭단을 구성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배제한 것이다.
DX노조가 즉각 반발했다. 3일 기준 전삼노가 공개한 조합원 수는 9694명인데 허수일 수도 있다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과반수 노동조합에 대한 이의를 신청했다.
삼성전자는 전삼노를 포함해 사무직노조, 구미노조, 전자노조, 올해 초 출범한 DX노조까지 총 5개가 있다. 전삼노는 이중 최대 규모이며 전체의 과반수가 넘는다. 지난해 2월 4500명이었던 조합원이 현재 기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삼성 전체 임직원의 8% 정도다.
DX노조는 올해 출범 후 빠르게 조합원이 늘면서 6000명에 근접하고 있다. 규모 2위의 노조다. 삼성전자는 노사 간의 임협 효율성을 위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 단체는 교섭에 참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들어 전삼노는 조합원 이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9970명으로 1만 명 돌파가 목전이었는데 300명가량 이탈했다. 사측과의 임협 방식과 투쟁 방향 등을 놓고 내부 반발도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 전삼노가 사측이 제시한 4.1% 임금인상률에 반발하고 있어 사측도 고심이 크다. 전삼노는 5월 베트남 하노이 탕롱오페라호텔에서 열린 국제제조산업노조 행사에서도 ‘사측이 노조를 무력화하려 한다’며 강하게 규탄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전임직 조합원들이 노사가 도출한 잠정 합의안 대의원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SK하이닉스는 한국노총 산하 전임직 노조와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로 구성돼 따로 임협을 진행한다.
앞서 사측은 임금인상률을 4.5%로 정하고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시점에 이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임직 조합원들은 지급 시점이 명확하지 않고 소급 적용이란 방식에도 의문점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다시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노조가 다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알려져 노노갈등의 여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올해 실적 보릿고개가 예정돼 있어 노노 갈등이 달갑지는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90% 감소할 전망이며 3분기에도 70% 이상의 감소가 전망된다. 반도체 한파 장기화에 따른 예상치다. SK하이닉스도 매 분기 1조 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