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5900억 원을 기록한 2009년 1분기 이래 14년 만의 최저 실적이다. 앞서 2000억 대를 예상했던 증권가 전망치보단 웃돌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95.7%, 직전 분기 대비 6.2% 감소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60조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 동기 대비 5.9%, 전년 동기 대비 22.2% 감소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반도체 업황 악화와 스마트폰 사업 부진의 여파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3조~4조 원 대 규모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부문별 영업이익을 ▲DS부문 3조3000억 원 ▲모바일경험(MX) 2조7000억 원 ▲가전(CE) 5000억 원 ▲하만(전장) 30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2분기 메모리반도체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0% 늘면서 반도체 적자 규모가 1분기에 비해선 줄었을 거란 평가도 나온다. 다만 MX사업의 경우 미국 등 선진 시장의 수요 약세로 인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5500만 대로 전 분기 대비 9% 감소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이번 3분기는 전망이 다소 밝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메모리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이달 말 공개되는 프리미엄 폴더블폰 갤럭시 Z 시리즈 출시 효과로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69조6960억 원, 영업이익은 3조6970억 원으로 전망했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은 19조9988억 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났다고 잠정집계했다. 이는 역대 2분기 매출액 중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8927억 원을 기록해 역대 2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영업 이익보단 2927억 원 추월했다.
LG전자에 따르면 매출의 경우 주요 사업인 전장 사업이 높은 수주잔고와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토대로 성장세를 이뤘다.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구동 부품, 램프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던 것도 견고한 실적 쌓기에 도움이 됐다.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비상경영 체제인 워룸(War Room, 전시상황실) 테스크 구축도 실적 방어에 한몫했다. 특히 이번에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 인적 구조 선순환(희망퇴직 등)과 관련한 비경상 비용이 포함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한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올 여름의 때 이른 폭염과 장마로 제습기, 에어컨 등 고효율 생활가전 매출이 늘어난 것도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B2B 공조 사업에선 시스템 에어컨과 히트펌프 등 고효율·친환경 제품 수요 또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TV 사업은 글로벌 수요 침체 지속에도 web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성장을 거듭했다. LG 스탠바이미 Go 등 고객의 시청경험을 혁신하는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신제품도 새로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3분기에도 현 흐름을 타고 호실적을 거둘 거란 기대가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예상 매출은 22조1033억 원으로 관측됐다. 영업이익은 1조1003억 원으로 1조 대를 무난히 넘길거란 관측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를 통해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과 각 사업본부별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