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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에 주주친화정책 이어가도 주가는 하락세...깊어가는 카카오뱅크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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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에 주주친화정책 이어가도 주가는 하락세...깊어가는 카카오뱅크의 고민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10.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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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주가는 내리막길로 가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지주사 대비 작은 규모이지만 올해 주주 배당도 처음 실시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도 이어가고 있지만 대주주 리스크 등 외부 요인이 주가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3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62% 증가한 80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2647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2631억 원)을 3분기 만에 넘어설 예정이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7.6% 증가한 3356억 원으로 예측됐다.
 


올해 카카오뱅크의 최대 성과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성공적인 외연 확장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2월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선보였는데 올 들어 대상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대상 주택도 아파트에서 다세대 주택까지 넓혔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까지 카카오뱅크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4조9660억 원, 올해 예상 취급액은 8조 원으로 전년 대비 6배 이상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가 목표로 한 연간 대출 성장 가이던스 30% 중반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연말부터 대환대출 플랫폼이 출시되면 내년에도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카카오뱅크 대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평균 주담대 금리는 4.31%로 경쟁 상대인 다른 시중은행 대비 평균 0.1~0.2%포인트 낮다. 

수신상품 역시 카카오뱅크의 성장기반이었던 저원가성예금 비중도 지난 2분기 말 기준 57.4%를 기록해 시중은행 대비 20%포인트 가까이 더 높다. 금리상승기에도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높아 그만큼 이자비용이 적어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 미니'의 최저 가입 연령을 만 14세에서 만 7세 이하로 내려 가입 대상도 확대됐다.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연내 자동차금융시장 진출과 온라인 펀드 판매 개시를 목표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금융의 경우 인뱅 중에서는 케이뱅크가 먼저 시작했지만 대환대출 상품이라는 점에서 카카오뱅크가 더욱 차별화 되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난 6월 태국 금융지주 회사인 SCBX와 함께 가상은행 출범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한데 이어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지분 10%를 사들여 동남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18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1500억 원의 이익을 추가해 연간 3300억 원 내외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카카오뱅크는 아직 성장기 구간에 위치한 은행으로 이익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순마진율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올해 카카오뱅크가 외연 확장과 수익성 제고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일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 대비 5.01% 하락한 2만1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8일 이후 가장 낮았다. 

카카오뱅크의 경영성과와는 별개로 대주주인 카카오그룹 리스크가 계열사에도 전이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경쟁 과정에서 주식 시세 조종 혐의로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가 구속되고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역시 23일 금감원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상 대주주가 최근 5년 간 금융관련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형사 처벌을 받거나 대주주 사회적 신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 역시 해당 이슈에 주가가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금감원의 김범수 센터장에 대한 조사 계획이 나온 20일 하루에만 금융주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주가가 5% 이상 급락했는데 같은 날 다른 카카오그룹주 하락폭의 2배 이상일 정도로 금융계열사 주가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원 조사가 집중되며 경영진의 리소스가 분산되고 있다"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사법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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