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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닥쳤는데 난방매트가 왜 이래...고장·화재·화상 등 소비자 불만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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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닥쳤는데 난방매트가 왜 이래...고장·화재·화상 등 소비자 불만 터져
고객센터 연결도 하늘의 별따기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3.11.09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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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에 사는 심 모(여) 씨는 2020년 구입한 라디언스 온열매트가 이달 들어 군데군데 열이 들어오지 않아 살펴보다 불에 탄 구멍을 발견했다. 업체에 연락하여 AS라도 받으려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고 홈페이지도 사라진 상태였다. 심 씨는 “온열매트 화재 사건이 많아 업체에 연락해보려해도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심 씨가 구매한 라디언스 온열매트 과열로 구멍이 뚫린 흔적
▲심 씨가 구매한 라디언스 온열매트 과열로 구멍이 뚫린 흔적

# 경북 구미에 사는 윤 모(남)씨는 오픈마켓에서 20만 원 상당의 ‘일월 더마루 골드 에디션‘ 전기매트를 구입했다. 첫날부터 매트 중간 부분이 따뜻해지지 않아 판매자와 제조사 고객센터에 문의했고 "분리난방 구간은 열이 미치지 않는다"는 안내를 받았다. 윤 씨는 제품의 중요 사항을 알지 못한 채 구매했기 때문에 무료 반품을 요구했지만 판매자는 배송비 5만 원을 부담하라고 대응했다. 윤 씨는 “판매페이지, 제조사 홈페이지, 제품설명서 어디에서도 분리난방 구간은 열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안내를 보지 못했다"며 정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포항에 사는 김 모(남)씨는 최근 스팀보이 온수매트가 고장 나 제조사에 AS를 신청하려고 고객센터에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한 번도 연결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며칠 간 시도했으나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어렵다"는 안내 멘트만 반복될 뿐이었다. 김 씨는 “이용가능한 회선 초과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등 녹음된 안내 멘트만 들었다”면서 “AS 등 제대로 된 서비스도 구축해놓지 않고 판매만 하면 결국 소비자 신뢰를 잃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갑작스런 한파로 전기·온수·카본 등 난방매트 이용이 늘어 나면서 고장이나 화재 사고 등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수리, 교환 등 AS를 받으면 되지만 고객센터 연결이 어렵다는 불만도 가득하다.

업체들은 서비스 질 향상과 소비자 피해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나 매년 겨울이면 같은 문제가 반복되다 보니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

9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날씨가 추워진 10월 들어서 제기된 난방매트 관련 민원은 총 40여건에 달한다. 하루에 한 건 이상씩 난방매트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난방매트는 귀뚜라미, 경동나비엔 등 전통 보일러업체들도 진출해 있으나 일월, 한일의료기, 동양이지텍, 삼원온스파 등 중소업체들이 시장 전반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 민원유형은 세부적으로 ▲반품에 대한 불만이 2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AS도 21.1%로 높게 집계됐다. 이어 품질과 화재/화상 등 사고가 각각 18.4%로 나타났고 이어 ▲고객센터(10.5%) ▲과장광고(7.9%) 순으로 이어졌다.

민원 유형은 크게 품질과 서비스로 구분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고장이 빈번하거나 화재 등 사고가 나 반품, AS를 요구하려 해도 고객센터 연결이 쉽지 않을 뿐더러 개봉하고 전원을 꽂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기 일쑤다.
 


불량 제품이 배송됐음에도  교환, 환불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민원이 많았다. 신속한 처리를 요청하기 위해 업체에 문의해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거나 아예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민원으로 이어졌다. 특히 일월은 지난달부터 반품 관련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소비자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화재·화상 등 사고가 발생했다는 민원도 꾸준히 제기됐다. 새제품보다는 1, 2년 이상 사용한 매트에서 주로 나타난 문제다. 매트 전원을 켜고 잠을 잤는데 뜨거워서 일어나보니 매트는 구멍이 나 있고 허벅지 등 신체에도 저온 화상을 입었다는 내용이다. 온수매트의 경우에는 뜨거운 물 누수로 화상을 입는 일도 드물게 나타났다. 매트 위에서 이불을 깔고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과열로 화재가 나면 매트 손상 외에 재산상 피해를 입는 일이 흔했다.
 

▲난방매트에서 과열로 불이 붙어 매트는 물론 마룻바닥까지 불에 탔다는 소비자 민원(왼쪽)과 온수매트에서 누수가 발생해 걷어보니 바닥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는 불만
▲난방매트에서 과열로 불이 붙어 매트는 물론 마룻바닥까지 불에 탔다는 소비자 민원(왼쪽)과 온수매트에서 누수가 발생해 걷어보니 바닥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는 불만
품질 문제를 제기한 대부분 소비자는 '매트가 설정 온도만큼 난방이 되지 않는다', '온도조절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화학약품 같은 냄새가 난다'는 등의 민원이 주를 이뤘다. 

AS는 수리를 맡긴 뒤 제품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집중됐다. 수리비가 과도하다거나 수리 대신 보상판매를 제안해 불만을 사기도 했다.

고객센터는 상담원 연결 자체가 쉽지 않다는 민원이 대부분이다. 며칠씩 시도해도 연결이 안 되고 홈페이지에 문의글을 남겨도 답변을 제때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라디언스는 6월 이후로 홈페이지 운영을 종료하고 최근에는 고객센터 전화번호도 닫아 소비자가 연락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과장광고는 전자파가 없다고 했는데 매트에서 전류가 느껴진다거나 하는 내용이다.

스팀보이 관계자는 “난방매트는 특성상 9~11월에 소비자 문의가 거의 몰린다고 보면 된다. 상담원을 무한정 늘리기 어렵다 보니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성수기에는 전화가 동시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홈페이지 문의로 유도하고 있다. 이 경우 대부분 당일 처리되며 접속 링크도 눈에 띄게 쉽게 만들어 소비자들 편의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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