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회원권등으로 유인하는 것은 물론 일부 콘도 업체들이 중국 해커까지 고용해 회원의 개인정보를 빼내 자신들의 회원으로 전환시키는 등 수법도 갈수록 점점 지능화하고 있다.
"콘도 옮기면 더 많은 혜택을 드립니다"
서울 노원구에 살고 있는 최 모(여.33세)씨는 최근 자신이 회원인 A콘도 업체 직원이라 자칭하는 사람에게서 콘도를 같은 회사이면서 혜택이 더 많은 B콘도로 옮기라는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최 씨는 의심스러운 마음에 회원가입 등을 진행해 준 A콘도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을 했다.
그 결과 B콘도는 A콘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으며 업그레이드 된다는 말 역시 사실무근이었다.
당황한 것은 최 씨 뿐 아니라 A콘도 역시 고객정보가 새 나간 것으로 판단, 다른 회원들에게 일일이 확인전화를 걸었다.
확인 결과 80% 이상의 회원이 같은 전화를 받았고, A콘도를 사칭한 업체는 사무실 조차 차려놓지 않은 유령회사로 회원권만 판매하고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해커까지 동원해 A콘도 홈페이지에 침투, 고객 정보를 빼내 회원 유치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A콘도 관계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해커들이 동원 될 경우 대다수 콘도 전산망에 침투해 고객정보를 빼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면서 "이런 방식으로 고객 정보를 빼돌리는 사례가 늘면서 현재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막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신규 카드 할부 결제 소비자가 주공략 대상
이처럼 업체 간 뺐고 뺐기는 영업행태가 가능할 수 있는 건 신용카드로 할부결제한 금액 중 남은 돈은 철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되도록이면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할부 개월수가 많이 남은 회원들 위주로 정보를 빼내, 이들을 집중 공략한다.
실제로 A콘도를 빙자한 담당자에게 속아 회원권을 교체한 대구 달성구의 진 모(여.51세)씨는 당시 카드철회 부터 회원가입까지 모든 절차를 유령 회사가 대신해 줬다고 한다.
진 씨는 "콘도를 옮기는 것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별다른 의심 없이 '네'라고 했더니 카드철회는 물론, 가입서까지 모두 작성해 드리겠다고 설명하더니 하루만에 회원권이 배달됐다"고 황당한 경험을 털어놨다.
그러나 A콘도가 업그레이드 돼 회원들을 유치하고 있다는 직원의 말과는 달리 연계된 체인이 턱 없이 부족한데다 할인폭 역시 1~20%대에 머물고 있어 기존 할인폭과 30%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화가 난 진 씨가 항의를 했지만 업체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같은 업체간 진흙탕 경쟁이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를 낳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A콘도 관계자는 "이런 방식으로 고객 정보를 빼돌리는 사례가 늘면서 현재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콘도협회 박영태 과장은 "관할 지자체에서 규제를 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인원이 많지 않아 관리가 거의 되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업계 전체가 불신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콘도도 수익을 추구하는 사업인 만큼 공짜란 절대 없다. 무료 회원권에 속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콘도 회원권을 구입할 경우 콘도협회에 소속된 31개 업체를 위주로 가입을 하는 것도 피해를 막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