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기준금리 인하하면 뭐해~ 고금리 편법 영업 성행
상태바
기준금리 인하하면 뭐해~ 고금리 편법 영업 성행
  • 성승제 기자 bank@csnews.co.kr
  • 승인 2009.02.20 0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행에서는 매번 금리를 내려  사상 최저 금리라고 발표하는데 시중 은행 금리는 왜 요지부동인가요? 그나마  대출은 더 깐깐해져 돈 한푼 빌리기가 정말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중견기업 영업사원인 김 모(남. 41) 씨는 최근 회사에서 대리점 권을 얻어 '내사업'의 꿈에 부풀어 있다가 막상 은행의 대출 거부로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김 씨는 대리점권을 받았을 때 쾌재를 불렀다. 경기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회사의 물품은 경기를 거의 타지 않는 상품이어서 개업만 하면 어엿하게  '내사업'을 하는 사장님이 될수있을 거라 희망에 부풀었다.

 

그동안 알토란 같이 저축해 놓은 돈  7000만원에 3000만원만 대출 받으면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사상 최저로 인하했다고 해서 이자 부담도 크지 않을 거라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그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은행에 찾아가보니 막상 대출 금리는 요지부동이고 높은 이자로도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김 씨는 “불과 2년 전 만해도 대출을 받으라고 아우성치던 은행들이 지금은 신용등급이 낮다(?)며 신규대출은 안된다고 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채를 쓸수도 없고 대리점권을 이대로 포기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고 한숨을 쉬었다.


은행의 대출 문이 꽁꽁 얼어붙은 채 녹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작년 말보다 대폭 인하됐지만 시중은행들의 대출은 여전히 고금리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그나마  가계 대출문을 거의 닫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들이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높아지는 역마진을 우려해 가산 금리를 올리고 연체율 관리를 위해 가계대출 규모를 확 축소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역마진을 방지하기 위해 편법 영업을 밀어부치고 있는 것.


예컨대, 시중 A은행의 경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지만  가산금리가 추가돼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적용받는 이자는 6%를 훌쩍 넘는다.


과거 CD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 갈 때는 추가 금리가 1% 미만이었다. 하지만 최근 역마진 사태가 나타나면서, 2%이상 올라간 것이다.


신용대출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고시된 대출만 최고 10%를 훌쩍 넘긴다. 여기에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500만원 미만일 경우 5%의 가산금리가 추가된다.


결국, 한은이 사상 최저인 연 2% 포인트로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서민들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인 셈이다.


그나마 높은 금리로라도 대출을 받을 수있는 소비자는 행운아다.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대출을 하면 손해’라는 것이 시중은행들의 공통 인식.  은행들의  대출 심사가 그어느때보다  깐깐해진 이유다.


은행권 가계대출 월별 증가액은 지난해 11월 1조8000억원에서 12월 1조6000억원으로 둔화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1조7000억원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고객은 가차 없이 ‘관리’에 들어간다.


국민은행은 여신집중관리반을 만들어 특별 관리가 필요한 대출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우리은행도 연체관리종합대책반을 만들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역시 여신관리 전담반을 구성해 각 사업본부와 영업점 관리에 들어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CD금리가 고공행진을 할 때는 앉아서 금리이익을 챙긴 은행들이 최근  기준금리가 인하되자 수익을 올리기 위해 벼라별 편법을 쓰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나서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