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미경 기자] 미래에셋생명 설계사가 "밤길 조심해"라는 협박과 욕설·비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내 소비자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삼성생명.교보.대한생명등 생보사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협박을 받았다는 제보 사례는 처음이다.경기 과천의 황 모(남. 30세) 씨는 지난 1월 30일 전혀 알지 못하는 미래에셋생명 설계사로부터 보험권유 전화를 받았다.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는 물음에 설계사는 “BHC치킨 이벤트를 통해 개인정보를 제공받았다”고 설명했다.
설계사는 비과세 혜택 등을 설명하며 가입을 권유했고, 황 씨는 “생각해보겠다. 다음날 3시 이후에 연락을 달라”고 했다.
다음날 황 씨는 아이를 안고 있다가 설계사의 전화를 받았다. 통화 도중 아이 때문에 휴대전화를 떨어뜨렸다. 배터리를 다시 끼우고 전원을 켜자 부재중전화가 3통 와 있었다.
몇 분 후 “너 같은 신용불량자는 사회의 악이야. 밤길 조심해"라는 욕설과 협박성 비방문자가 20통이나 날라 들었다.
너무 기가막힌 황 씨가 책임자와 통화하려고 미래에셋생명 지점에 전화를 걸었지만, 안내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누르니 해당 설계사가 전화를 받았다. 결국 책임자와는 통화할 수 없었다.
미래에셋생명 고객센터에서도 전화를 주겠다고 하고선 감감무소식이었다. 황 씨가 여러 차례 항의 전화를 건 뒤에야 담당 실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시간을 하루 정도 달라"고 했다. 그러나 다음날엔 “사과하러 가겠다. 일주일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을 바꿨다. 일주일이 지나자 “사원이 결근해서 이번 주는 힘들고 다음 주에 찾아가겠다”고 다시 꽁무니를 뺐다.
결국 2주가 지나서야 해당 설계사와 담당 실장이 사과하러 왔다.
황 씨가 2주 동안 겪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 보상하라고 요구하자 실장은 “보상규정이 따로 없어 어렵다”고 변명에 급급했다.
황 씨는 “사과를 받고 헤어진 뒤 길에서 해당 설계사를 마주쳤다. 처음엔 모른 척 지나가더니 길 건너편에서 담배를 피우며 쳐다봤다. '밤길 조심해'라는 문자가 생각나 섬뜩했다. 물질적인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이런식으로 우롱하는 행태를 고쳐놓고 싶어 제보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설계사의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교육을 못 시킨 회사에 대해 정신적 손해배상을 받아야겠다며 과다한 보상금을 요구했다. 악감정 때문에 서로 욕설을 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