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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없어 수리 못해~새 것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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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없어 수리 못해~새 것 사"
"고가 가전 하루 아침에'폐품'...보상도 쥐꼬리"
  •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 승인 2009.02.27 08:0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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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 유명 가전업체들이 ‘부품이 없다’는 기막힌 이유로 고가의 제품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소비자들과 분쟁을 겪고 있다.

최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으로는 고장 난 전자제품을 부품이 없어 수리조차 할 수 없는 사실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제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된 피해 사례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하면 부품보유기간은  TV, 냉장고, 전자레인지, 에어컨은 7년, 세탁기, 진공청소기는 5년 등으로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지속적인 매출에만 치중해 기존 판매제품의 사후 관리에 대해서는 소홀하다.  정해진 기간동안 부품을 제대로 보유하지 않아 문제점으로 불거지고 있는 것.

큰마음 먹고 구입한 가전제품이 고장이 나도 AS를 받지 못한 채 고철덩어리가 되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다 업체가 감가상각 적용 후 제시하는 터무니없이 작은 금액의 보상을 받는 것으로 체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가전업체의 관계자는 “제품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6~7년가량은 부품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상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변동 등 다양한 사유로 수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수상황의 경우 소비자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하는데 현장에서 그런 부분들이 많이 부족해 문제가 더 확대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수리를 의뢰한 날로부터 1개월이 경과한 이후에도 사업자가 수리된 물품을 소비자에게 인도하지 못할 경우에 품질보증기간 이내일 때는 교환이나 환급받을 수 있고 품질보증기간 경과 시에는 구입가를 기준 감가상각한 금액에 100분의 10을 가산해 환급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부품이 있다? 없다?

서울 구로동의 하 모(여.35세)씨는 지난 2005년 초 LG전자에서 TV겸용 모니터(17인치)을 70만원가량에 구입해 아이들 방에서 사용토록 했다.

2008년 11월경 ‘화면이상’이 발생해 직접 제품을 가지고 AS센터를 찾았다. AS담당자는 ‘판넬 고장’으로 24만원의 수리비용을 안내하며 “최근 가격이 많이 내렸으니 새로 구입하라”고 권유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수리하기로 결정하고 AS를 맡겼다.

몇 시간 후 “부품이 없어 수리할 수가 없다”는 연락이 왔다. 하 씨가 납득하지 못하자 “부품 보유기간이 4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8만원을 환불해 주겠다”고 안내했다.

가전제품의 부품 보유기간이 고작 4년밖에 안 된다는 담당자의 말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담당자는 규정만을 내세웠다.

하 씨는 “구체적인 AS비용까지 안내하고 갑자기 부품이 없다니 부품관리를 어떻게 하는 건지 의심스럽다”며 “팔 때는 ‘10년 넘게 사용할 수있는  좋은 제품으로  구매하라’고 소비자를 부추기면서 고장 나자 부품 없어 수리조차 안 된다니 기가막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호환가능한 부품을 찾아 AS를 완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AS불가하니 보상액 받아~


대구 달성군의 홍 모(여.29세)씨는 2005년 10월경 삼성전자에서 홈씨어터를 180만원에 구매했다. 2008 년 봄부터 작동이 되지 않아 AS를 문의했으나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아 그냥 두었다가 지난 1월경 AS를 받기위해 문의했다.

AS센터 담당자는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이 문을 닫아 부품을 구할 수가 없어 수리가 불가능하다”며 “그동안 사용한 기간을 감가상각해 70만원을  보상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겨우 3년 사용하고 고스란히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손해 보라는 거냐”며 이의를 제기하자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을 그냥 두면 뭐 하냐”고 말해 홍씨를 기막히게 했다.

홍 씨는 “업체 사정으로 AS를 해 줄 수 없다면 당연히 100%환불 해줘야 하지 않나? 업체의 관리 소홀로 인한 피해를  왜 소비자에게 강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100% 환불을 강력히 요구했다.(사진-연합뉴스, LCD패널 제조현장)

▶부품 찾아 삼만리?

천안 원성동의 박 모(여.31세)씨는 지난 2003년 11월경 혼수용품으로 캐리어의 김치냉장고를 구입했다.

구매 4년 후인 2007년 11월경 갑자기 먹통이 되어버려 AS를 요청했다. 며칠 전 담근 김장을 넣어둔 상태라 더욱 마음이 조급했다. 하지만 AS접수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 연락이 없어 항의하자 다음날 담당기사가 방문했다.

“지금 해당부품이 없다. 신청해서 다시 방문 하겠다”던 담당자는 열흘이 넘도록 연락이 없었고 20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어  다시 본사 측으로 연락했다.
지금까지 상황을 설명하려 하자 "지금까지 하신 말씀 모두 기록 되어 있다"고 덤덤히 대답했다.

화가 난 박 씨가 “그럼 지금까지 뭐하느라 여태껏 아무 연락이 없었냐”고 따져 묻자 “확인 후 30분 내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역시 감감무소식.

결국 10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고 기다리다 지친 박 씨는 다시 김치 냉장고를 구매해야 했다.

박 씨는 “처리과정을 설명하는 전화는 커녕 지금껏 사과 전화 한마디 없다. 부품을 찾아 사막으로라도 떠난거냐”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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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2009-02-27 09:35:16
회사도 어쩔수 없죠....
세상이 대통령을 욕하고 사람끼리 서로 호박씨를 까듯이 솔직히 생각해보면 답이 없어요.. 저두 엔지니어 생활하기전엔 막 욕했지만 제가 이렇게 엔지니어일을 할줄도 몰랐고 지금 막상해보니 회사입장에서는 어쩔수가 없는 부분이더군요.. 부품 보유년수 지난제품을 계속해서 부품 생산을 할경우 메리트가 없지요.. 오히려 적자고.. 어쩔수가 없는겁니다.
삼성 엘지가 적자날경우 또 한국사회에 타격이 엄청 클테구여...

2009-02-28 21:38:07
우리도 그래요.
구입한 지 3년 된 TV가 하나 있는데, 그 게 고장이 나서 고쳐달라 하니까 그냥 버리라는 삼성 수리 기사... 나오면서 욕 한 바가지 하고 나왔슴다.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온 건 아마 처음일 겁니다.
자신들이 계속 부품을 만드는 게 적자일까요. 소비자들이 이런 개판 1분전인 A/S에 들고 일어나, 불매운동이라도 펼치는 날부터 월 별 수익이 적자일까요. 명백히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면, 자신들이 발품을 팔아서라도 부품을 구해야 할 거 아닙니까... 이 게 무슨 스펀지처럼 소모성 제품들도 아니구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