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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연 상!상!賞] 뮤지컬 ‘애비뉴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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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연 상!상!賞] 뮤지컬 ‘애비뉴 Q’
사람보다 사람 같은 발칙한 인형들의 반란!
  • 뉴스테이지제공 newstage@hanmail.net
  • 승인 2009.03.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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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나 만화는 어린애들이나 보는 아이들만의 소유물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나이 스물이 넘어 만화책이나 만화영화 혹은 동화 속 판타지에 젖어 있는 것은 ‘철이 없는 행동’으로 치부된다. 그런데 현재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는 이렇게 ‘유치한’ 혹은 ‘유치해 보이는’ 만화와 동화 속 이야기들이 굳건히 흥행 순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만화도 유치한데 인형극이라니! 이렇게 어린이극에나 등장 할 것 같은 손 인형들은 ‘애비뉴 Q(Avenue Q)’ 무대를 완전하게 장악한다. 단지 애들 장난 같아 보이는 인형들에게 대체 어떠한 숨은 비밀들이 숨겨져 있는 걸까?

토니상 3관왕에 빛나는 뮤지컬 ‘애비뉴 Q’

뮤지컬 ‘애비뉴 Q(Avenue Q)’는 토니상 3관왕에 빛나는 작품이다. 2004년 뮤지컬 ‘애비뉴 Q’는 ‘캐롤라인, 오얼 체인지(Caroline, or Change)’, ‘오즈에서 온 소년(The Boy from Oz)’를 포함해 현재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최고 흥행작 ‘위키드(Wicked)’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최우수뮤지컬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그리고 이뿐만이 아니라 최우수극본상, 최우수음악상을 동시에 손에 넣으며 뮤지컬 부문의 주요상들을 휩쓸었다. 뮤지컬 ‘애비뉴 Q’는 2003년 처음 막을 올린 이후로 지금까지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흥행 궤도를 달리고 있다. 이 작품은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25번째로 가장 오래 공연된 작품으로 등극했다. 무대에 오른 지 단지 5년만의 기록이다. 이 깜직한 인형들의 무한질주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어른들을 위한 유쾌한 쇼로!

뮤지컬 ‘애비뉴 Q’는 미국의 유명 어린이 프로그램인 ‘세사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에 큰 영향을 받았다. 실제로 ‘애비뉴 Q’의 초연 배우들 중 4명은 ‘세사미 스트리트’를 이끌어간 주역들이라는 점도 흥미롭다.뮤지컬 ‘애비뉴 Q’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의 ‘세사미 스트리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패러디했다. 예를 들어 룸메이트인 로드(Rod)와 니키(Nicky)는 ‘세사미 스트리트’의 버트(Bert)와 어니(Ernie)의 분신이고, 트레키 몬스터(Trekkie Monster)는 쿠키 몬스터(Cookie Monster)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다만 ‘세사미 스트리트’와 이들의 차이점은 그들이 20대에서 30대의 나이라는 것과 보다 더 현실적인 ‘어른들’만의 고민들을 지니고 있다 사실이다. 뮤지컬 ‘애비뉴 Q’ 기존에 있던 ‘세사미 스트리트’를 보고 자란 성인들을 위한 인형극이다.

발칙한 인형들 유쾌한 반란!

뮤지컬 ‘애비뉴 Q’는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발언들을 거침없이 뱉어낸다. 이 작품은 인종차별을 비롯해 포르노그라피, 동성애 등 ‘19금’ 딱지가 붙을만한 소재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다룬다. 욕설은 물론이고 인형들의 ‘전신 누드’ 장면이 난무하는 이 작품은 어린이 프로그램이었던 ‘세사미 스트리트’와는 180도 다른 에피소드들을 펼쳐낸다.

뮤지컬 ‘애비뉴 Q’는 뉴욕 맨하튼 근교에 위치한 가상의 거리를 배경으로 한다. 대학을 갓 졸업한 프린스턴(Princeton)은 살만한 아파트를 찾고 있다. 그는 ‘애비뉴 Q’에서 집을 알아 보던 중 유치원 교사인 케이트 몬스터(Kate Monster), 오랜 룸메이트인 로드(Rod)와 니키(Nicky), 백수 코미디언 브라이언(Brian), 그의 일본인 약혼녀 크리스마스 이브(Christmas Eve) 그리고 한때 아역스타였던 아파트 지배인 개리 콜맨(Gary Coleman)과 마주치게 된다. 자신들의 삶이 얼마나 한심한지를 토로하던 그들은 프린스턴을 새로운 이웃으로 맞이한다.

착하지만은 않은 그래서 더 인간적인 그들

뮤지컬 ‘애비뉴 Q’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각자만의 고민들을 안고 살아간다. 그것은 사랑과 취업에 대한 보다 일반적인 문제이기도 하고 인종차별과 동성애와 같은 보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애비뉴 Q’는 이러한 문제들에 절대적인 해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일반 사람들이 가진 솔직한 의견들을 있는 그대로 내놓는다. ‘인종차별은 무조건 나쁜 것이다’라고 훈계하기 보다는 “누구나 조금은 차별을 한다(Everybody’s a Little Bit Racist)”는 의견을 제시하고, “인터넷은 프로노를 위해 만들어졌다(Internet is for Porn)”는 솔직한 발언들을 쏟아낸다. “남의 불행은 자신의 행복”이라고 노래하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와 같은 넘버들은 어딘가 조금을 찔리지만 모두 공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뮤지컬 ‘애비뉴 Q’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가식적이지 않은 솔직함이라 할 수 있다. 어딘가 교훈적이거나 교과서적인 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양심에 찔려 마음 속 깊이 묻어 두었던 ‘발칙한’ 생각들을 무대 위 인형들이 대신해서 발설한다. 뮤지컬 ‘애비뉴 Q’ 속의 인형들은 교육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여느 캐릭터들처럼 도덕적이거나 착하지 않다. 오히려 속물근성이 베어있다고 할 수 있는 그들이지만, 굳이 그것을 숨기기 위해 그 어떤 ‘척’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결점들을 숨기지 않아 사람보다 더 인간적인 ‘인형’들의 인기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뉴스테이지=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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