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고독한 자살을 계획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우연한 기회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곧 버스 한 대가 대절됐다. ‘자살 여행’을 책임져줄 ‘자살 버스’다.
외롭고 평범한 죽음보다는 뜻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자살 여행’을 떠난 다라……. 기발하다 못해 그로테스크(grotesque∙기괴한)한 발상이다. 이것도 모자라 이들의 여행은 거창하기까지 하다. ‘자살 여행’의 일환으로 남쪽에서부터 최북단까지 대륙 횡단을 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인원이 인원이다 보니 저마다의 사연도 출신도 각양각색이다. 육군 장교부터 칼럼니스트, 한물 간 북한 출신 여배우 등등……. 시한 부 인생을 선고받은 사람이나, 사업에 실패했다는 사람도 빠질 수 없다. 모두 무거운 시련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소멸을 꿈꾼다는 것. 이것만이 이들의 공통분모다.
구슬픈 사람들의 인생을 염탐하며, 손수건 준비해야 될지도 모르겠다는 사람들 염려마시라. 뮤지컬 ‘기발한 자살여행’의 끝은 눈물보다는 웃음, 고통보다는 진한 감동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여행은 자살 소망 자들의 처음 결의와는 달리 점점 우스꽝스럽고 파란만장한 사건과 모험 속으로 빠져든다. 산전수전을 함께 겪고, 드넓은 대지를 거슬러 여행을 하던 이들은 점차 영혼의 치유를 받게 되고 생과 사랑에의 불꽃이 생겨나게 되는 것! 그러나 그들이 자살을 포기할지 말지는 작품의 결말을 확인하기 전까지 미지수다.
이 뮤지컬은 아르토 피실린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뮤지컬 관람 전 소설을 먼저 읽고, 텍스트와 공연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작품을 재미있게 감상하는 한 방법이다.
뮤지컬 ‘기발한 자살여행’에는 성기윤, 김성기, 임강희, 김민수, 양꽃님, 정상훈, 정주영, 심재현, 이영윤, 김지연, 김현국, 하강웅 등 정상급 뮤지컬 배우를 포함 총 20여명이 출연한다. (3월 17일부터 4월 1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뉴스테이지=심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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