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설탕가격 인상을 유예키로 전격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가격 인상시기와 폭을 정해 놓았던 삼양사.대한제당도 인상을 강행하기 어렵게 됐다.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선두 업체가 가격인상을 유보함에 따라 어쩔 수 없게 됐다.
정부의 강력한 압력이 작용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원가 상승 압박이 상당히 가중되고 있는 데다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가 번복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CJ측은 정부압력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2일 “최근 환율 급등으로 인해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대규모 환차손과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감안, 고통분담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말에도 물가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위해 밀가루 가격을 최대 20%인하하는 등 국내 최대 식품대표기업으로서 고통분담에 앞장 서 왔다.
CJ제일제당은 지난 9일부터 설탕출고가격을 평균 15.8%인상키로 했었다.
CJ제일제당관계자는 “가격 인상 발표이 뒤 실제 소비자가격에 적용되기까진 평균 15~30일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시장에서는 인상가격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평균환율을 1200원으로 예상해 경영계획을 수립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환율이 지속되고 올해에도 환율이 1500원선을 넘나들면서 상당한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
이번 설탕가격 인상 유예로 인해 향후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CJ제일제당이 떠 안아야할 원가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은 가파른 환율상승으로 인해 2,000억원의 환차손을 보는 등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와 관련,현대증권 정성훈 애널리스트는 12일 "이번 가격 인상 철회로 업계 전반의 가격 전가력이 약화됐다"며 "당분간 가격 인상보다 비용 및 원가개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수익성 개선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