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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몰매치는 외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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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몰매치는 외신...왜?
  • 성승제 기자 bank@csnews.co.kr
  • 승인 2009.03.20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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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이 불안한 우리나라 금융 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주요 외신들이 돌아가면서  몰매를 때리고 있어 형국이어서 가뜩이나 불안한 경제를 낭떠러지로 몰고 있다.


가장 다급한 건 금융 수장들.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기위해  한-미, 한-일 스와프 체결을 강행했고 환율 급등을 막기위해 파상적인 정부 개입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정부가 위기를 은폐 하는데만 급급하다”며 “이같은 대응은 원화가치를 끌어 올리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혹평했다.


앞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달 26일 “한국 경제의 위험도가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린 동유럽의 헝가리, 폴란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포문을 열었고 FT는 “한국의 단기외채가 외환보유액에 거의 육박해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한국의 외환 상환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10월 6일 FT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금융 위기의 감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라고 지적했고, 같은 달 9일 WSJ은 "한국은 아시아의 아이슬란드인가"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움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금융위기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정부의 위기대응력을 비판한 인터넷논객 미네르바를 구속하면서 가뜩이나 불리한 여론을 피해 간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마당에 세계적인 외신들이 싸잡아 몰매를 때리자 부랴부랴 해명하고 여론막기에 매달리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직접 이코노미스트와 FT 본사가 있는 런던 현지에 뛰어 들어 '한국경제 바로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윤 장관은 외신들에게 "한국이 지금 추경예산 조기편성과 보증 확대,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나누기 등으로 경제 위기에 맞서고 있다"며 "세계적인 불황 속에도 올해 한국의 무역수지는 흑자가 예상되며 현대차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외신들이 이처럼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왜일까?  단순히 한국이 만만하기 때문인가? 외환위기 극복 13여년을 회고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사실상, 외신들의 한국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7년~1998년 외신들은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바닥났다며 일제히 한국 경제의 불안요소를  지적하는데 지면을 할애했다.


특히 1997년 10월 모건스탠리증권은 '아시아 지역에 투자된 자금을 회수하라'는 긴급 전문을 날렸다. 11월5일에는 홍콩의 페레그린증권이 한국 경제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렸다.


보고서 제목은 ‘지금 당장 한국을 떠나라(Get Out of Korea. Right Now)’였다.


외신들의 이같은 긴급 공문이 이어지면서  외국 투자기업들은 서둘러 자금 회수에 나섰고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말 그대로 풍비박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강경식 경제부총리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굳게 믿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후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터졌고 우리 경제는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야만 했다. 결국 외신들이 이겼던 셈이다.


그러나 참여정부 시절 외신들의 한국 경제 보도는 호평이었다. 그러나 보수언론들의 정치적 이념 때문에 이같은  내용은 가려져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 공영방송과 진보언론, 포털 등에 누리꾼들이 번역한 것이 전부였다.


당시 한국경제는 사상 최대의 외환보유고를 기록했고 코스피 시장도 사상 처음으로 2000을 돌파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 다잇  부시 미국 전 대통령과  정치적 이념이 달라 외교문제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외신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경제가 여전히 성장견인력을 잃지 않은 채 탄력을 유지하고 있다’(2006. 11.30.자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회복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큰 기대’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2006. 1.16.자) ‘원화강세는 원화만이 아시아의 성장을 반영하기 때문’ (월스트리트 저널 2006. 2.7.자) ‘서울로 향해, 미래를 몰래 훔쳐보라’ (영국 더 데일리 텔레그래프 2006. 1.26.자)라며 우리 금융시장 투자를 적극 권했다.


반면, 경제 활성화와  미국과의 외교 활성화를 기치로 건  이명박 대통령은 체면은 말이 아니다.

한미FTA 체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외교와 경제 대통령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외신들의 한국 비판이 단순한  때리기로 끝날지 치명적인 생채기를 낼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분명한 것은 위기를 은폐하는데만 급급하다는 지적에는 금융전문가들이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면서 “ 위기를 극복하려면 현실을 보다 직시하고  믿음과 신뢰를 줄 수있는 정책이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심하는 윤증현 장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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