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된 가요 '황성옛터'를 부른 가수 이애리수(李愛利秀)씨가 별세했다. 사진은 음반 발매 당시의 아리 땁고 총명한 모습(위)과 말년에 경기도 일산 백송마을의 한 아파트형 요양시설에서 요양하고 있는 모습.
한국인 왕평이 작사하고 전수린이 작곡한 '황성옛터'는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시대상을 담은 가사와 구슬픈 곡조로 큰 사랑을 받았다.
'황성옛터'는 고려 옛 궁궐터인 개성 만월대의 쇠락한 모습에 나라를 빼앗긴 아픔을 빗댄 가사 덕분에 조선총독부의 압력에도 전국적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가 국민가요가 됐다.
"황성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폐허에 서린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아 외로운 저 나그네 홀로 잠못 이뤄/구슬픈 벌레소리에 말없이 눈물져요"(1절), "성은 허물어져 빈터인데 방초만 푸르러/세상이 허무한 것을 말하여 주노라/아 가엽다 이내 몸은 그 무엇 찾으려/끝없는 꿈의 거리를 헤메여 있노라"(2절)
이 노래는 1928년 단성사에서 열린 극단 취성좌(聚星座) 공연의 막간 무대에서 18세 가수 이애리수의 노래로 처음 소개됐고, 1932년 빅터레코드에서 '荒城의 跡'이라는 음반으로 발매된 후 당시로는 대단한 물량인 5만장이 팔렸다.
(사진 제공= 배정환 한국보도사진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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