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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인턴은 '메뚜기'..최고40% 중도에 짐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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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인턴은 '메뚜기'..최고40% 중도에 짐 싸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4.02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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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은행 인턴들이 중도에 그만두고 있다.

   다른 직장의 정규직에 합격해 옮기는 이들도 일부 있지만, 인턴사원이라는 신분에 한계를 느끼고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인턴 자리를 찾아 떠나는 `메뚜기 인턴'들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인턴이 실질적인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현상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신한은행 인턴, 40% 중도 이탈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월 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500명을 채용한 신한은행의 경우 현재 남아있는 인원은 300명 뿐이다. 일을 시작한 지 두달 만에 무려 40%나 되는 인원이 중도에 짐을 싼 것이다.

   신한은행 인턴은 하루 7시간씩 주 3일 근무에 월 70만 원을 받는다. 이백순 행장은 이처럼 인턴들이 대거 나간 점을 의식한 듯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인턴 제도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300명을 채용했으나 현재 266명만이 연수를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500명 채용에 21명이 나갔고, 국민은행은 200명 중 22명이 이탈했다.

   금융공기업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산업은행은 100명을 뽑았으나 현재 78명만 출근하고 있다. 200명을 선발한 기업은행도 현재 진행 중인 연수 과정에는 173명만이 참여하고 있다.

  
◇ "인턴에서 인턴으로"
중도 이탈한 인턴들은 대부분 새 직장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가 많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애초 인턴 제도를 기획할 때 대졸자들의 공백 기간을 없애 취업에 도움을 주자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며 "대부분이 다른 직장에 합격해 이탈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월에 채용한 45명 중 3명이 다른 기업의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인턴 합격자 중 일부는 다른 회사의 인턴에 중복으로 합격했고, 일부는 일반 기업에 채용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규직 채용이 가뭄에 콩나듯 있다보니 인턴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이 직장, 저 직장을 떠도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취업 관련 게시판에는 금융권 인턴 채용 일정을 공유하는 `현직 인턴'들의 글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정규직 채용 때 인턴 경력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가산점을 준다거나, 근무 환경이 낫다는 소문이 나면 그곳으로 몰리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인턴 활동 우수자를 정규직 채용때 우대할 계획이다. 기업은행도 우수 인턴은 정규직 채용시 서류 전형을 면제하기로 했다. 자산관리공사는 근무 성적 상위 10% 이내의 인턴에 대해서는 타기관 입사를 희망하면 사장 명의의 추천서를 발급해 재취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 "하루 일과는 단순업무"
은행 인턴이면서 `돈을 만지는' 은행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익힐 수 없다는 점들도 이들을 `떠돌이'로 만들고 있다. 모 은행에서 근무한 인턴은 "지점에서 직원들이 가족처럼 잘 대해주지만, 하루 종일 객장 안내나 손님맞이만 하다 퇴근한다"고 전했다.

   은행의 채용담당자는 "인턴에게 주어지는 임무 자체가 보조적인 것에 제한된 데다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어느 직장의 인턴이든 간에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영업점 직원은 "영업점내 인턴을 앉힐 자리도 없는 데다 마땅히 시킬 업무도 없어 본점에서 인턴을 배치할때 아예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인턴 교육에 공을 쏟는 은행들도 많다. 국민은행은 인턴 인력을 필요한 부서에 배치해 인턴들에게 영업현황 모니터링, 고객 유치전략 분석, 국내외 마케팅 사례 조사 등을 맡기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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