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어 소비가 폭증해 온 막걸리가 '살인 술'로 떠오르고 있다. 용기가 플라스틱으로 제조돼 주사기로 독극물을 주입하기 쉽고 병 뚜껑을 열고 약물을 넣은 후 닫아도 표시가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이같은 사건이 일어 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10분께 전남 순천시 황전면 천변(아래 사진)에서 막걸리(윗 사진)를 나눠 마신 최모(56.여)씨 등 할머니 4명이 갑자기 구토를 하며 쓰러진 것을 동료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최씨는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으며 장모(76.여), 정모(69.여)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정씨는 이날 오후 9시께 숨졌다.
이상한 냄새를 맡고 막걸리를 내뱉은 이모(75.여)씨도 복통 등으로 순천 성가롤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희망근로 참여자들인 이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천변 일대에서 잡초를 뽑는 등 환경정화활동을 하던 중 막걸리를 마시다가 변을 당했다.
최씨는 집에 있던 2병과 슈퍼마켓에서 산 3병 등 모두 5병의 막걸리를 근무지로 가져와 집에 있던 1병을 가장 먼저 열어 동료들과 나눠 마셨다. 문제의 막걸리에서는 독한 냄새가 났고 막걸리의 색깔에는 진한 청색이 섞여 있었다.
경찰은 "마당에 막걸리 2병이 놓여 있어 토방에 올려놨는 데 아내가 이 막걸리를 들고 일하러 나갔다"는 최씨 남편의 말에 따라 문제의 막걸리가 집 안에 놓인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최씨의 남편은 농사일을 잘 도와줘 평소에도 마을 주민들이 막걸리 등을 이 집에 가져다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분 분석 결과 이 막걸리에 청산가리가 다량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주삿바늘 자국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누군가가 병뚜껑을 열고 청산가리를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막걸리 병에 섞인 독극물이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농약 성분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막걸리 병도 누군가 최씨 부부 등을 해치려고 일부러 가져다 놓았을 가능성이 커졌다.
경찰은 내용물이 3분의 1쯤 남은 문제의 막걸리 병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병에 묻은 지문 분석과 탐문 등을 통해 막걸리를 가져다 놓은 사람을 찾고 있다.
올들어 막걸리 소비는 갈수록 증가해 진로.롯데주류.금복주.보해양조.선양등 소주 회사와 하이트.오비맥주등 맥주회사들의 매출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 1월 기준으로 전체 주류 제조면허 1천467개 가운데 탁주(막걸리)가 무려53.2%(780개)를 차지했다.
이번 사건이 막걸리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류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