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기자] 컴퓨터 수리업체가 소비자가 의뢰한 모니터를 산산조각 내 쓰레기통에 버린 것도 모자라 ‘이의 금지각서’까지 요구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수원 호매실동의 홍 모(여.30세)씨는 지난 9일 사용 중인 LCD모니터의 전원 이상으로 집근처의 사설 AS업체를 찾았다. 중국 수입품이어서 직영AS센터가 없었기 때문. 더욱이 이틀 후까지 컴퓨터로 끝내야 할 업무 때문에 가능한 빠른 수리가 필요해 주말에도 영업이 가능한 곳을 물색한 터였다.
60대의 나이 지긋한 직원은 모니터를 확인하더니 “내일까지 가능하다”고 답해 믿고 맡겼다. 다음날 연락이 없어 홍 씨가 전화 문의하자 “제품이 낡아서 고칠 수가 없다. 부품을 따로 주문했으니 내일까지 기다리라”고 말을 바꿨다.
다급해진 홍 씨가 “내일 언제까지 가능 하냐? 다시 지연되면 업무에 큰 차질이 생긴다”고 강조하자 대뜸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나이도 어린 것이 웬 말이 그리 많냐”고 막말이 쏟아졌다.
직원에 대한 신뢰를 잃은 홍 씨는 수리의뢰를 철회하려고 가게를 찾았다. 그러나 홍 씨의 모니터는 간 데 없고 보드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모니터 회수를 요청하자 직원은 “여기에 없다”는 황당한 말만 남긴 채 나가 1시간 후 돌아오더니 완전히 분해된 상태의 모니터를 내밀었다.
싸울 기력도 없어 원상복구해 줄 것을 요구하자 태연히 “부품은 쓰레기통에 버렸으니 주워 가든 알아서 하라”고 답했다. 이어 “조립은 해 줄 테니 이후 서면으로 책임추궁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는 기막힌 요구가 이어졌다.
컴퓨터를 잘 아는 남자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해 가게에서 장장 4시간에 걸친 실랑이가 이어졌고 결국 경찰서에 신고하는 상황까지 번졌다.
경찰관이 나서자 직원은 그제야 “병원에서 사람을 고칠 때도 열어봐야 하지 않냐”며 변명을 늘어놓더니 주섬주섬 주위의 부품을 챙겨 넘겨줬다. 경찰은 수리를 완결하는 것으로 중재하려 했지만 결국 엉망으로 분해되어 사용할 수 없는 모니터를 돌려받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홍 씨는 “업무는 엉망이 됐고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갖은 막말에 부서진 모니터를 받아야 했다”고 분개했다. 이어 “장장 4시간에 걸칠 실랑이 끝에 보드 판이 잘려나간 모니터를 받는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이지 모르겠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이에 대해 AS업체 직원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