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우리금융.외환은행 M&A..금융시장 요동 임박
상태바
우리금융.외환은행 M&A..금융시장 요동 임박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09.11.26 0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민희 기자] 우리금융과 외환은행의 민영화와 M&A가 각각 급물살을  타면서 금융권의 새로운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금융권의 패권 구도를 바꿀 '태풍의 핵'이어서 국내외 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 시동..지배지분은 누구 손에?

우리금융 민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23~24일 정부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회사 지분 73% 가운데 7%(5642만주)에 대한 블록세일을 실시, 매각에 성공했다. 매각가격은 주당 1만6천50원에서 4.4%를 할인한 1만5천350원으로 내놨다.

블록세일이란 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 놓고 투자자에게 지분의 일정부분을 일괄매각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좀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었음에도 물량을 선택한 것은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를 반영하듯 민영화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예보 보유 지분 중 8% 가량을 우리금융이 자사주 형태로 인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자사주를 인수할 경우 내년 블록세일을 한차례로 단축시킬 수 있고 시장매각이나 헐값매각 논란 등의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예보는 지난 2004년 9월 우리금융지분 5.7%를 주당 7200원에, 2007년 6월 지분 5%를 주당 2만2천750원에 매각했다. 이번 매각분을 포함한 소수지분 23%는 블록세일로, 지배지분 50%+1주는 전략적 투자자 등에게 매각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블록세일 후 3개월 내에 추가블록세일을 할 수 없는 '록업' 조항과 준비기간 등을 고려할 때 다음 블록세일은 내년 4~5월쯤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영화의 핵심인 지배 지분은 현재 하나금융지주가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국민연금과 산업자본 컨소시엄, 외국계 금융회사, 사모펀드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4일 블록세일을 마감한 후 예금보험공사에서 향후 시장상황을 살펴 다음 블록세일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은 없다"며 "우리금융에서는 빨리 지분을 매각해 민영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자사주 인수 방안을 금융당국에 건의한 것으로 자금 부담 등의 어려움이 있어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M&A 움직임에 대해 "우리금융과 전혀 교감없이 하나금융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 바 없다"고 일축했다.    

◆외환은행 인수 삼국지, 론스타 손에 달렸다

금융권 지각변동의 또 다른 핵이 될 외환은행 매각을 놓고 국내 은행권의 인수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KB금융지주와 산은지주, 하나금융이 인수의향을 밝히면서 외환은행 M&A는 삼국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고 매각시기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금융권의 과열경쟁으로 자칫  론스타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언론의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인수전을 부추겨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산규모 331조원으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는 KB금융지주는 2006년 실패를 거울삼아 외환은행 인수에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KB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과 독과점 논란 등 악재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KB는 소매 중심인데 반해 외한은행은 도매 중심 즉, 외환업무와 국제업, 해외네트워크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두 금융사가 융합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독과점 논란 등 주요 변수와 관련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아직 론스타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취하지 않지만 내년 상반기 쯤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며 M&A전에 가세했다. 최근 김승유 회장은 "모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고 거기에는 외환은행도 포함이 된다"며 "자금이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마련할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하나금융은 명실공이 업계 4위지만 지난 해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적지 않은 속앓이를 했다. 외환은행 인수자금이 5~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어서 성공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유동적 변수가 많아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산은금융지주와 외환은행 M&A는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산업은행이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출자로 만들어진 정부은행이라는 점이 악재로 작용할 거란 분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수신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이를 보강하기 위해 국내외 모든 은행을 놓고 M&A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그 중의 하나인 외환은행에 관심을 표명한 것"이라며 "꼭 외환은행을 인수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계의 뜨거운 러브콜에도 불구 정작 외환은행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각 금융사 회장들이 인수 관심을 표명한 것일 뿐 우리가 언급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며 "노조에서 KB지주 인수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인수와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놓고 각 금융사들의 M&A 전쟁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2010년 금융권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