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도중 강간, 성추행, 성희롱, 스토킹 등 성폭력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5일 녹번동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데이트 폭력 실태 조사 및 토론회'를 열어 국내 데이트 폭력의 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07-2008년 이뤄진 총 954건의 성폭력 피해상담 가운데 가해자가 데이트 상대자인 경우가 275건(25.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직장관계자 172건(18.0%), 모르는 사람 94건(9.8%), 친인척 87건(9.1%) 순이었다.

데이트 폭력의 피해 유형으로는 스토킹 156건(56.7%), 신체적 폭력 55건(20%), 강간 47건(17.1%) 순이었고, 피해 연령은 20대가 135건(49.1%), 30대 51건(18.5%), 40대 18건(6.5%) 순이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서울지역 대학생 796명(여성 61.85%, 남성 38.2%)을 대상으로 지난 9월29일부터 10월29일까지 진행한 '서울지역 대학생 데이트폭력 실태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데이트 폭력 경험 유무를 묻는 질문에 정서적 폭력은 여성 77.8%, 남성 69.4%, 언어폭력은 여성 61.4%, 남성 59.3%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10명중 4명꼴로 음담패설, 원치 않는 신체적 접촉, 성관계 강요, 강간 등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내 기분에 관계없이 키스한 적이 있다'(여 24.2%, 남 17.3%),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가슴과 성기를 만진 적이 있다'(여 15.6%, 남 6.2%), '성관계를 강요받았다'(여 12.1%, 남 6.6%) 등의 응답이 많았다.

여성의전화 관계자는 “폭력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데이트 상대라는 이유로 폭력으로 인지되기 어렵고, 관련법이 없어 처벌조차 어려운 현실이다”며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처럼 데이트 폭력 역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