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경쟁 논란 가열
두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를 놓고 금융권이 술렁거리고 있다. 일각에선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하지만 회장추진위원회(이하 회추위)는 논란을 일축하며 예정대로 인터뷰를 진행할 뜻을 밝히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철휘 사장은 1일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불공정 경쟁'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인터뷰 불참의사를 밝혔다. 이 사장은 "KB금융그룹의 최근 경영내용과 지배구조, 특히 회추위 동향 등 제반사항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인터뷰에 참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병기 전 대표 역시 이날 보도자료에서 "회장 공모 일정이 너무 급박하게 진행돼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후보자간 갈등도 고조돼 회장 후보직에서 사퇴하기로 했다"고 인선과정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KB금융지주 회장대행을 겸하고 있는 강정원 은행장과 사실상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사장과 김 전 사장이 불공정 경쟁을 제기하며 동반 후보사퇴를 한데 대해 강 행장 측은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고 있진 않지만 단독으로 인터뷰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
회장추진위원회 "예정대로 인터뷰 추진"
지난 11월 26일 KB금융지주 회추위가 차기 회장의 최종 면접인 인터뷰 대상자로 강 행장과 이 사장, 김 전 대표 등 3명을 최종 확정한 후 강 행장의 대세론과 관료출신의 이 사장의 뒷심 등 2파전으로 좁혀지는 양상을 보였다.
KB지주 회장 대행을 맡고 있는 강 행장은 5년 째 국민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경영능력과 업무추진력 등을 검증받았고 지주 내에서도 신망이 높아 유력한 차기회장 후보로 떠올랐다. 이 사장도 재경부 등 주요 보직을 거쳐 일본 대장성과 ADB 상임이사, 캠코 사장 등 풍부한 해외경험과 경영능력을 입증 받아 대항마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두 후보의 동반사퇴로 KB금융지주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사태진화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1일 저녁 두 후보가 갑작스럽게 사퇴해 당혹스럽다"면서도 "예정대로 3일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우리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담 회추위 위원장(KB금융지주이사회의장)은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예정대로 인터뷰를 진행한다"며 "회장선임 과정은 공정하게 진행됐고 향후 과정은 회추위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관련의혹을 일축했다.
조 위원장은 두 후보가 불공정한 경쟁에 불만을 제기한 데 대해 "본인들의 주장일 뿐 전혀 문제없다"며 "강 행장도 아무 말이 없는데 이는 곧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예정대로라면 3일 회추위의 최종면접에서 선출된 단독후보는 이사회를 거쳐 내년 1월 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차기회장으로 선임된다. 신임 회장의 임기는 황영기 전 회장의 잔여임기와 관계없이 선출된 날로부터 3년이다.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이 파행을 겪으면서 강 행장의 사퇴가능성과 회장추대론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KB금융지주 측이 이 난관을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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