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이 포화상태에 들면서 게임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상시화되고 있으며 신작이나 대작도 나오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업체들은 신입직원을 거의 뽑지 않는다. 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경력직원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
게임업계에서는 지난 2~3년간 구조조정 및 조직 개편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3인칭슈팅(TPS)게임 '헤쎈'으로 주목받던 신생업체 GPS인터랙티브는 최근 전체 직원 60여명중 50여명에게 한꺼번에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갑작스러운 자금난으로 인한 조치로 알려졌으며, 이로 인해 수십명의 인력이 또다시 구직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중견개발사로 입지가 탄탄했던 그리곤엔터테인먼트도 지난 7월 우회상장에 실패한 뒤 전체 직원의 80%에 달하는 120명 상당의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나 결국 버티지 못하고 최근 문을 닫았다.
대기업인 CJ인터넷도 지난해 개발사인 CJIG의 구조조정을 실시한 데 이어 최근에도 추가 구조조정설이 나오고 있다.
최대업체 중 한 곳인 넥슨 역시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해 퍼블리싱 사업부 인력의 3분의 2 상당을 내보냈다. 여기에 최근에도 개발 조직을 개편하는 등 어수선한 연말을 맞고 있다.
게임산업이 지난해 11억달러에 육박하는 최고의 수출실적을 기록했지만 업계 내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올들어 3분기까지 상장 게임업체 중 엔씨소프트와 한게임이 각각 4천375억원, 3천34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고 넥슨 역시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등 '빅3'의 실적이 크게 향상된 반면 중견업체들은 500억원 미만에 머물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와 CJ인터넷, 액토즈 정도가 각각 1천968억원, 1천619억원, 1천42억원을 기록했을 뿐 업계의 중간그룹을 형성해야 할 한빛소프트, 와이디온라인, 엠게임 등은 정체된 모습이다.
이들 업체는 수년 전부터 1천억원 매출 달성이 유력했으나 올해도 아직까지 400억원대 매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상장사들도 3분기까지 200억~3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업계 대다수 업체가 소규모 비상장사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주요 5~6개 업체 정도가 전체 시장을 떠받들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된 인수ㆍ합병과 함께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내수 시장이 몇몇 대형업체의 인기 타이틀에 의해 고착화되면서 신작이 나오기도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년 대작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게임들이 여러 개가 있었지만 2006년 '제라', '그라나도 에스파다', '썬'의 실패에 이어 2007년 '헬게이트:런던', '헉슬리' 등도 줄줄이 고배를 들었다.
올해는 '빅3'에서도 눈에 띄는 신작이 거의 어을 내놓은 것이 없다.
한게임이 'C9', 넥슨이 '허스키익스프레스', '에어라이더' 등을 선보이긴 했지만 대작으로 평가하긴 무리다.
한빛소프트는 올해 5개 이상의 게임을 공개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오디션 잉글리시' 하나만을 선보이는 데 그쳤으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엠게임도 올해 예고했던 신작 대부분을 공개하지 못하는 등 업계의 신작 기근이 어느 해보다 극심했다.
이처럼 내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는 애초에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수출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기획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서비스되는 게임도 적지 않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수년째 게임 인기순위 10위가 거의 변동이 없는 것이 국내 시장의 현실"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중소업체의 설자리는 사라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