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코치는9일 타이거JK의 공식 홈페이지 타이거밤 게시판에 '타이거와의 만남'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루게릭(근위축성측색경화증) 투병 중인 박 전 코치는 이 글에서 타이거JK의 방문 소식을 전하며 “나와 함께 했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와 보낸 시간 중 일분 일초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았고 때론 감동의 말로 눈물짓게 만들었다. 그와 보낸 시간은 날 행복하게 만들었다. 날 너무 늦게 찾아와서 죄송하다며 울먹이는 모습에서 힙합대부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날 찾아온 손님들에게 날 대신이라도 하듯 자상하게 일일이 대해 주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또 “골드디스크 시상식에서 내 책을 홍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를 만나서 행복했고, 난 행복한 놈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전 코치는 지난 10월 전자우편을 묶은 책 ‘눈으로 희망을 쓰다’를 출간했다. 이 글은 움직일 수 없는 몸을 대신해 눈동자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마우스를 이용해 작업했다. 드렁큰 타이거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 역시 이 안구마우스를 이용해 쓴 것으로 알려졌다.
박승일과 타이거JK의 우정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원인불명의 척수염을 앓고 있던 타이거JK는 인터넷 카페 '박승일과 함께 하는 ALS'에 가입했고 박 전 코치의 글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 이후 박 전 코치가 쓴 ‘난 다시 살아났죠’와 ‘행복의 조건’을 자신의 랩에 가사로 쓰기도 했다.
한편 드렁큰 타이거는 10일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2009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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