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지희 기자] 10원짜리는 천대받는 돈! <소비자가만드는신문>에 10원 짜리 동전을 사용했다가 낭패를 당한 황당한 제보가 접수됐다. 이미 돈으로서의 효용가치를 상실한 10원짜리의 굴욕이 담겨 있다.
10원 동전 수취를 거절한 판매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10원 짜리 동전 쓸 일이 뭐가 있냐?”며 당당하게 말했다.
실제로 길을 걷다 땅에 떨어져 있는 10원 짜리 동전을 발견해도 손이 가지 않을 정도로 ‘10원’의 가치가 떨어졌다. 특히,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 금액이 10원 단위로 끝나는 상품이 거의 없고 신용카드와 교통카드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10원의 사용가치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10원 짜리 동전 쓰지도 않는데 주면 어떻게 해!”
650원 짜리 우유를 구매하고 1천원짜리 지폐와 10원 짜리 동전 5개를 냈는데, 판매자가 화를 냈다면?
대학생인 이 모(남.24세)씨는 지난 10일 학교 매점에서 우유를 구매하고 ‘10원 짜리 동전 몇 개를 냈다가 많은 학생들 앞에서 이 같은 봉변(?)을 당했다.
이 씨는 “현재 통용되는 화폐인데 왜 저한테 화를 내시냐?"고 물었지만 매점 주인은 화를 멈추지 않았다. 이 씨는 10원 짜리 동전의 떨어진 가치 때문에 자신이 싫은 소리를 들었다며 황당해 했다.
이에 대해 매점 주인은 “그 학생이 가져온 10원 짜리가 거뭇하고 더러웠다. 매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에 10원 단위 제품이 없어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냥 50원짜리 거슬러 받으면 될 것을 왜 번거롭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0원짜리에 이런 비밀이?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잘 모르지만 10원짜리 동전도 이름이 있다. 가, 나, 다, 라 10원화가 그것이다.
가 10원화는 1966년 8월에 처음 발행됐다. 나 10원화는 1970년 7월, 다 10원화는 1983년 1월에 발행됐다.
1970년에 부터 발행된 나 10원화부터 주화 소재 배합 비율이 바뀌었다. 가 10원화의 소재는 동 88%, 아연 12%였으나, 다 10원화의 소재는 동 65%, 아연 35% 비율로 배합됐다.
그리고 2006년. 10원 짜리 동전은 23년 만에 몸집이 작아지는 대수술(?)을 받기도 했다.
당시 새롭게 등장한 라 10원화는 지름 18.0㎜, 무게 1.22g이었다.
기존의 10원짜리 동전 제조에 38원이 들었으나 2006년 새로 나온 동전은 그보다 20원 가량 저렴한 비용으로 제조할 수 있어 연간 40억원을 아낄 수 있었다.
어느새 천덕꾸러기로 전락해버린 무수한 동전들
새로운 10원 짜리 동전이 나왔을 무렵 한 때 이목이 집중되긴 했으나 곧 사람들의 관심은 사그러들었다.
유독 10원 짜리가 심한 천대를 받고 있긴 하지만 묵혀있는 다른 동전들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 한 사람당 평균 360개 정도의 동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한은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금고나 저금통에 묵혀둔 채 쓰지 않는 동전의 유통을 위해 동전 교환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 결과 전국에서 2억6천800만개, 금액으로 365억원의 동전이 지폐로 교환됐다. 지폐의 교환가치로만 전락한 동전들의 위상을 말해준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