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높은 국산제품에대한 대한 소비자의 반란이 시작됐다.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갖춘 외국산 제품에대한 소비자의 선택이 늘고 있다.
아이폰, 유니클로, 캠리들이 소비자의 합리적 이성을 파고들어 시장을 넓히는 대표 제품들이다.
미국 애플사가 내놓은 스마트폰인 아이폰은 출시 열흘 만에 가입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 휴대전화 역사상 찾아 보기 힘든 진기록이다. 아이폰을 국내에 출시한 KT마저 놀랄 정도다.
도요타 캠리는 10월 529대, 11월 830대를 팔았다. 10월 출시 후 계약 건수는 5천대에 가깝다. 국산 인기 승용차의 판매량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외제차, 더우기 국내 소비자들이 전통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일본차 라는 것을 고려하면 놀라울 따름이다.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패스트 패션(유행의 변화에 맞춰 즉석으로 다품종 소량을 생산하는 패션 시스템) 시장은 이미 유니클로, 자라 등의 외국계가 장악했다. 명동, 강남 등의 요지마다 이들 매장이 들어서 있다.
이밖에 `1,000원 숍'의 대명사인 다이소, 신발 전문 유통 매장인 ABC마트 등도 소비자에게 친근한 상표로 자리 잡았다. 다이소 매장 수는 이미 500개를 돌파했다.
이같은 합리적 외제의 공세는 내년에 더욱 거셀 전망이다.
아이폰은 지금의 돌풍을 이어간다면 내년에 100만대 판매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제 중형차는 캠리보다 100만 원 싸게 나온 닛산의 `알티마'가 가세해 그 기반이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유니클로, 다이소 등은 앞으로 수년간 공격적인 매장 확장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모두 국산과 한판 단단히 붙을 채비를 하는 셈이다.
이같은 최근의 외제 선호 현상은 국산에 대한 반감과 맞물려 있다.
수년 전까지 국내 소비자들은 미우나 고우나 국산을 써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국산 휴대전화, 가전, 자동차 등 주요 공산품 시장의 국산 점유율이 90%를 넘는다. 한마디로 국내 기업에는 `착한 소비자'들이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달라졌다.
회사원 유 모(30) 씨는 국내 대기업들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고압적이고 가격횡포도 심하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아이폰이 들어오고 나서야 국산 스마트폰의 가격을 내리고 수출과 내수제품의 품질차이가 확연한 등 '착한'국내 소비자에대한 홀대가 심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