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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흡연 탓' 인정하지만 KT&G는 책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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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흡연 탓' 인정하지만 KT&G는 책임 없어"
  • 심나영 기자 simna1209@naver.com
  • 승인 2011.02.15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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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민사9부(성기문 부장판사)는 15일 폐암 환자 김모 씨와 가족 등 31명이 ‘흡연으로 인해 암이 발생했다’며 국가와 KT&G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담배 연기에 다양한 발암 물질이 포함돼 있고 이 때문에 폐암이 발생했다고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KT&G가 담배 제조와 판매를 독점하고 원료 경작에도 관여한 점 등에 비춰보면 원고의 증명 책임이 완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에 한 갑씩 20년 이상의 흡연 이력을 지녔고 폐암 진단 때까지 계속 담배를 피웠으며 흡연과의 연관성이 높은 편평세포암이나 소세포암이 발병한 것으로 확인된 고령의 남성 등 폐암 환자 4명은 반대 증거가 없는 한 흡연과 암의 개별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재판부는 "KT&G의 담배에 결함이 존재하거나 고의로 정보를 감추고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등 위법행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첨가제 투여나 니코틴 함량 조작을 통한 의존증 유지 등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배상책임은 없다"고 판결했다.

KT&G는 "역학적 인과관계만으로 개별 흡연자의 폐암과 흡연의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원고 대리인은 "재판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도외시하고 거대 기업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추가 소송이나 상고 여부는 판결문 검토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 등은 1999년 12월 "30년 넘게 담배를 피워 폐암이 생겼는데 KT&G가 담배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는 등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며 “3억7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은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 담배의 중독성 여부, 제조물책임법 적용 등을 놓고 1심 판결이 있기까지 7년 이상 공방을 벌였으며 2007년 1심 법원은 KT&G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김씨 등은 장기간 흡연했고 폐암에 걸렸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흡연과 발병 사이의 역학적 관련성은 인정되지만, KT&G 담배의 제조ㆍ설계ㆍ표시에 결함이 있었거나 암이 바로 그 담배 때문에 생겼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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