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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잿물 목욕 냉동수산물 10년간 유통..정부는 수수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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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잿물 목욕 냉동수산물 10년간 유통..정부는 수수방관?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1.04.21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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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잿물에 목욕한 냉동  해삼, 참소라 등이 10년 넘게 판매돼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중량을 늘리기 위해 이같이 인체에 유해한 가공방법이 사용됐다.

그러나 양잿물에 수산물을 담궈 중량을 늘리는 방법이 10년넘게 이루어져 왔지만 보건당국은 검사항목조차 만들지 않고 수수방관해 소비자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2009년에도 부산지방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같은 수법으로 수산물을 판매한  업체들을 적발했지만, 지금까지 냉동수산물에 대한 가성소다(화학명 수산화나트륨) 검사항목이 신설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듫은 수산물 검역에 구멍이 뚫린게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20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수산물업자 문 모(남.59세)씨는 동남아 등에서 수입한 마른 해삼과 참소라를 세제 등의 원료로 쓰이는 양잿물(가성소다)에 담궈 중량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100억원 상당을 불법 제조,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 문 씨 외에도 수산물업 유통업자 5명은 냉동 수산물을 물에 담궈 여러번 얼리는 수법으로 중량을 늘려 판매하다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육안으로 포장지에 담겨진 냉동 수산물의 중량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과 가성소다를 희석한 물에 해삼 등을 담그면 육질이 연화돼 수분을 많이 흡수, 중량을 쉽게 부풀릴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 업자는 마른 상태의 해삼과 참소라를 10~12시간 이상 가성소다에 담가 중량을 부풀린 뒤, 다시 여러번 물을 바르고 얼리는 글레이징 작업을 반복해 최고 50%까지 중량을 늘려 판매했다.

정상적인 공정이라면 건조된 해삼을 세척하고, 여러번 삶는 자숙과정을 거친 후 내장을 제거해  냉동포장을 하는 것으로 대개 10일 가량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들 업자들은 단시간내 중량을 늘려 냉동포장을 하려고 인체에 유해한 가성소다를 이용한 것이다.


문 씨 등은 지난 2000년경부터 가성소다를 이용한 부풀리기 수법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2008년  2월부터 올해 3월29일까지 경기도 광주시 매산리에 무허가 공장을 차려 가성소다와 물로 중량을 늘린 냉동해삼을 생산했다. 문 씨 등은 부산의 중간 유통업체 B사 등 전국 도·소매거래업체를 통해 냉동해삼 37만1천kg, 시가 60억원 상당을 일반음식점 및 호텔 뷔페, 중식업체에 판매하는 등 총 100억원 상당의 물품을 제조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냉동수산물은 약 2주일 전부터 시중에 유통 및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물량이 전국적으로 유통돼 이미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에 유통중인 냉동수산물은 전복, 새우, 주꾸미, 오징어, 낙지, 홍합 등이다.


냉동수산물을 섭취하고 호흡곤란, 구토, 쇼크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가성소다 성분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을 수 있으므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현철 부산해경 형사계 4팀장은 "지난 2월 말 경쟁업자로부터 중량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된 이후 실제 수거조사를 벌인 결과 가성소다를 사용하거나 글레이징 작업으로 중량을 늘린 업자들을 적발하게 됐다"며 "아직까지 (판매한 냉동 해삼.참소라 등을) 먹고 죽은 사람은 없다고 하는데, 원천적으로 가성소다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들 기관은 냉동 수산물에 대한 가성소다 검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식약청에도 식품첨가물 용도로 가성소다를 사용하지 않는 냉동수산물 등에 대한 검사항목이 아예 없다.

박환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품질관리과장은 "식품위생법상 냉동수산물에 대해 가성소다 잔류여부 등을 검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 실제로 검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해삼 등은 식품위생법 외에도 수산물품질관리법에 따르기 때문에 가성소다 검사항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해 적발된 중량 부풀린 냉동해삼,
부산해경이 최근 촬영한 가성소다 물에 담근 해삼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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