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핵심계열사인 동양메이저(사장 이영운)가 최근 1천억원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성공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사채발행 물량이 워낙 큰데다 투자위험성이 있는 무보증사채라는 점에서 이를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게다가 차환발행용이어서 물량소화가 안될 경우 이 회사는 회사채 상환에 필요한 긴급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메이저는 지난 22일 1천억원의 '무보증 옵션부사채' 모집에 대한 증권신고서(채무증권) 정정내용을 공시했다. 신고서에는 동양메이저가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해소됐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무보증사채에 대한 투자위험성 부분이 강화됐다.
동양메이저는 당초 지난 18일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금융감독원(원장 권혁세)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금감원으로부터 '중요사항의 기재 불충분' 등의 이유로 정정요구서를 요구받았다.
이번 사채발행의 모집주선회사는 동부증권(사장 고원종)과 동양종합금융증권(사장 유준열)으로 이들 회사는 인수인이 아닌 투자 중개인의 역할만 수행한다. 따라서 원리금지급은 동양메이저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며 원리금상환 불이행에 따른 투자위험은 투자자에게 귀속된다.
동양메이저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정정요구를 받게 된 것은 회사채 발행 회사 가운데 가장 낮은 신용등급을 받은 게 주된 요인중 하나로 작용했다. 지난 14일 신용평가회사인 한신정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동양메이저의 신용등급을 'BB+' 즉 투기등급으로 평가한 바 있다.
금감원 기업공시국 관계자는 "동양메이저는 신용등급이 BB+인 투기등급으로 작년에 발행된 사채 중에서 투기등급인 회사는 이곳밖에 없었다"며 "회사채 발행 회사 중 등급이 가장 낮고 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이 무보증 모집 방식이기 때문에 회사상태와 상품 위험성 등 투자자에게 투자판단을 잘하라는 차원에서 정정요구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는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직접 발행하는 채권(사채)으로 금융기관(증권사)에서 지급을 보증하는 보증사채와 무보증사채, 담보부사채가 있다.
보증사채는 원금상환 또는 이자지급 등에 대해 발행회사 등이 보증하는 반면 무보증사채는 제3자의 보증이나 담보없이 기업의 신용에 의해 발행되기 때문에 원금회수에 대한 위험부담이 크다.
사실 동양메이저는 지분구조상 동양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경기불황 등의 여파로 지난 2010년 매출액 6천797억원에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5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동양메이저는 작년 12월말 기준으로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917억9천300만원 초과해 자본총액(-)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무상감자, 3월 3천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다.
이 회사는 2009년 7월부터 2010년 7월까지 500억~1천억원 규모로 8차례 총 7천5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를 발행해 미상환잔액은 4월 15일 현재 5천475억5천9백만원에 이른다.
동양메이저는 작년에 발행(2010년 4월 12일)한 공모사채 부분이 만기가 도래해 이를 상환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에 대해 동부증권 관계자는 "증권신고서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금감원이 관리감독 강화차원에서 투자위험성 기재 등에 대한 정정요구서를 추가 제출토록 한 것"이라며 "정정요구서가 받아들여지면 이달 중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사채모집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양메이저의 회사채 발행은 시장에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22일 현재 동양메이저 주가는 전일대비 60원(3.02%) 오른 2천45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21일 2천815원으로 최고점을 기록 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다 4월 19일에는 1천619원으로 급락했다.
대우증권 김민정 애널리스트는 "동양메이저는 전통적으로 동양종금증권을 통해 자체적 인수를 하고 동양그룹에서 주로 소화가 됐었다"며 "이번 모집주선사인 동부증권의 경우 최근 리테일 회사채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동양메이저의 재무구조 상황은 좋지 않지만 동양그룹 전체를 보고 크레딧 분석 후 최종투자자 수요를 예측해서 진행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회사채 발행규모가 1천억원이면 꽤 큰편인데 이를 다 소화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관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