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분양 성수기를 맞아 건설사들이 본격적인 신규분양에 나선 가운데 지역에 따라 청약성적이 크게 엇갈려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부산발 '분양 대박' 열풍은 광주, 울산, 대전 등 타 지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큰 흐름을 좌우하는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는 등 분양시장에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지방시장의 '대박행진'이 계속 유지될 지에 관련업계와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부산, 100% 순위내 마감…수도권 찬바람 '쌩쌩'
9일 금융결제원 아파트 청약센터에 따르면 올 3월부터 2개월간 전국에서 신규분양된 민간사업장은 총 55개 단지로, 이 가운데 3순위까지 모집가구수를 채운 곳은 27곳이다. 신규분양 단지 중 절반이 순위내 마감에 성공한 것.
지역별로는 서울이 9곳으로 가장 많은 순위내 마감율을 보였다. 이어 부산 7곳, 경기·전남 각각 3곳, 경남 2곳, 울산·전북·충남 각각 1곳 순이다.
특히 부산은 이 기간 동안 분양된 7개 단지 모두 100% 순위내 청약을 마감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실제로 지난 3월 분양한 다대 푸르지오 2차는 평균 18.8대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화명 롯데캐슬카이저 2차와 정관 롯데캐슬 2차 역시 각각 11.4대1, 10.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평형 순위내 마감됐다.
같은 기간 서울은 14곳 중 9곳에서 순위내 청약 마감을 했고 전남은 5곳 중 3곳에서, 그리고 충남과 울산도 2곳 중 1곳에서 무난히 청약을 마감했다.
반면 전체 15개 단지에서 청약을 실시한 경기지역의 경우, 단 3곳만 순위내 마감에 성공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대우건설 등 5개 건설사가 합동분양에 나서며 이슈를 모았던 김포한강신도시조차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 지방 분양실적 전년비 2배 '껑충'…분위기 지속 여부는 '글쎄'
이처럼 수도권(서울제외) 분양시장 부진과 달리 부산을 포함한 지방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분양실적이 늘어난 것 외에 미분양 물량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가 최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3월 현재 지방 5대광역시와 지방중소도시의 미분양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총 2만3천863가구로 지난해 3만3천509가구 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실적의 경우 총 1만1천346가구로 지난해 동기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부산에서 시작된 청약 열기가 경남, 광주 등을 거쳐 지방 전 지역으로 확산되자 건설업체들이 지방 신규분양을 늘리기 시작한 데서도 기인한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지방 분양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몇년새 신규 분양물량이 부족했던데다 전세가격 상승으로 인해 분양에 대한 실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지방시장 호황에 따른 투자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그러나 현재 지방의 주택보급율은 100%를 넘긴 상태로 지속적인 호황은 장담하기 어렵다"며 "신규물량 부족으로 인한 갈증 해소 등 안정화를 찾게 된 뒤 투자자들이 빠지게 되면 지방시장에 또 다시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달 지방시장에선 4월의 2배가 넘는 2만1천8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