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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거침 없는 '사기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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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거침 없는 '사기킥'
  • 오승건 한국소비자원 미디어사업팀 차장 osk@kca.go.kr
  • 승인 2007.06.27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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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사기를 치는 보이스 피싱이 갈수록 교묘해진다. 방송과 신문에는 전화 금융 사기범에 속지 말라고 그들의 수법을 거의 매일 알려주지만 피해자는 계속 발생한다. 그들의 사기 수법은 지금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진화중이다.

검찰청 사칭 전화 사기

집이나 직장, 핸드폰과 유선 전화를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전화를 건다. 재수 없으면 사기꾼과 연결되는데 통화중에는 그런 사실을 잘 모른다. 서울지방검찰청이라고 전화가 온다.

“○○까지 출두하라고 했는데 하지 않아 음성으로 알려드립니다. ○○까지 출두해 주십시오. 다시 듣고 싶으면 9번, 직원과 연결은 1번을 누르십시오.”

검찰에 출두하라는 말에 지은 죄가 없는데도 보통 사람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무슨 일인가 해서 버튼을 누르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끊는 것이 좋다. 연결하면 사기의 수렁으로 한발자국 더 빠져드는 꼴이 된다. 직원과 연결하면 검찰청 직원을 사칭해 녹음중이니 묻는 말에 정직하게 대답하라고 한다. △△은행 통장에 수억원의 돈이 들어 있는데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취조하듯 질문한다. 아니라고 대답하면 "그럼 어느 은행 통장이 있느냐?"고 묻는다.

엉겁결에 거래 은행을 알려주면 잔고가 얼마나 있느냐고 다그친다. 정직하게 대답하라고 검찰청 직원처럼 취조한다. 목소리는 진짜 검찰청 직원 흉내를 낸다. 이들 사기꾼은 대만 등지에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사기를 친다. 추적하기도 어렵고, 잡기도 힘들다.신용카드사 사칭 전화 사기

전화 통화가 사기의 시작이므로 일단 전화가 울린다. “고객님의 신용카드 대금이 연체되었습니다. 다시 듣고 싶으면 9번, 직원과 연결하려면 1번을 누르십시오.” 이런 식으로 녹음된 ARS 전화가 걸려온다.

사기 전화에 걸려들면 쓰지도 않은 카드가 수백만원이 연체됐다고 겁을 주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기들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말한다. 졸지에 당하는 일이라 판단력이 마비되기 쉽다. 황당하고 다급한 마음에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사기꾼들이 시키는 대로 은행 자동화 코너의 현금지급기에서 그들의 대포통장으로 송금하게 되는 것이다. 아차 하는 순간 통장의 돈이 빠져나가는 사기를 당하게 된다.

법원·금융감독원·검찰·은행·신용카드사 등을 사칭한 사기 전화가 진짜처럼 교묘하게 극성을 부린다. 절대로 전화로 주민등록번호·은행계좌번호·신용카드번호 등의 개인 정보를 알려주면 안 된다.

교통 사고를 위장한 사기 전화도 걸려온다. 사기꾼은 정보를 해킹해서 가족의 교통 사고 전력을 알고서 전화하므로 경찰이나 병원 관계자인 줄로 믿고 급한 마음으로 돈을 입금해 사기를 당한다.

우체국이나 택배사 직원을 사칭하기도 한다. “우체국 직원인데 잘못 도착한 우편물을 보내드리겠으니 주소와 이름을 알려달라”고 하거나 “우체국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연계해 환급금을 돌려드리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통장 계좌번호를 물으면서 사기를 친다.

대학교 직원을 사칭한 사기 사례도 등장했다. 교직원을 사칭해 “학교측 실수로 등록금 3백만원이 두 번이나 자동 이체됐다. 잘못 들어온 3백만원을 돌려주려고 하니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 학번 등을 알려달라”며 작전을 걸어온 것이다.

전화 금융 사기에 당하지 않는 방법은 수상한 전화는 바로 끊는 것이다. 수사 기관이나 금융 기관에서 전화가 오더라도 당황할 이유가 전혀 없다. 문제를 쉽게 해결해 주겠다는 제의하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 “제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비결이 없지요. 지금까지 저는 제가 여자라서 못한다는 편견을 심어주지 않았습니다. 겁먹지도 않았고요. 그렇게 도전을 즐기다 보니 제게 기회를 주더군요.”

- CNN 첫 한국계 여성 앵커 출신 메이 리 인터뷰 “좋은 기자되려면 끈질긴 근성 있어야” 중에서, 한국경제 2007년 6월 25일 A35면 박스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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