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전통 라이벌인 삼성, 현대, LG 그룹이 패션시장에서 또 다시 힘겨루기에 나섰다.
특히 이들 3개 그룹의 패션사업은 창업주의 3세들이 각기 주도하고 있어 그룹의 자존심을 건 뜨거운 승부전이 예고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삼성그룹의 제일모직과 LG그룹의 LG패션이 주도하던 대기업 패션시장에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이 여성의류업체 한섬을 인수, 전격 가세했다.
▲제일모직 이서현 부사장(좌), 현대백화점 그룹 정지선 회장(가운데), LG패션 구본걸 회장(우)
특히 제일모직은 삼성 이병철 회장의 손녀인 이서현 부사장이, LG패션은 구인회 회장의 손자인 구본걸 회장,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주영 회장의 손자인 정지선 회장이 각각 경영을 맡고 있다.
각 그룹 창업주의 3세들이 패션 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패션 사업 규모는 역시 삼성의 제일모직이 단연 우뚝하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매출액이 5조5970억원을 기록하고 보유 브랜드만 빈폴, 갤럭시, 구호 등 자체및 수입 브랜드를 합쳐 30여개에 달하고 있다. 라인업도 캐주얼, 남성복, 여성복까지 완벽하다.
특히 이서현 부사장 취임 이후 해외시장 공략이 활발하다. 지난해 빈폴이 뉴욕 유명 편집매장 ‘오프닝 세리머니’에 입점했고, 갤럭시, 라피도는 중국에 진출했다. '빈폴 아웃도어'로 5조원 규모의 아웃도어 시장 진출도 노크했다.
LG패션의 매출액은 1조3852억원으로 제일모직보다는 크게 적다. 그러나 제일모직이 함께 영위하고 있는 화학과 전자소재 매출을 제외하고 패션사업 매출(27%)만을 비교하면 LG패션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LG패션은 닥스, 마에스트로, 헤지스 등 2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마찬가지로 헤지스, 라푸마, 마에스트로, TNGT의 중국 진출로 해외시장 공략이 한창이다.
특히 헤지스는 2007년 말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작년까지 매해 10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패션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해외브랜드 인수도 추진 중에 있다.
이에 비해 새로 패션사업에 발을 디딘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은 지난해 매출이 약 5020억원 수준으로 제일모직과 LG패션에 비교하면 크게 처지는 수준이다.
그러나 여성복 시장에서 한섬이 보유한 타임, 마인, 시스템 등 14개 브랜드의 파워는 경쟁자가 없을 만큼 강력하다. 여성복외에 발렌시아가, 랑방 등 수입 브랜드 라이센스권도 갖고 있어 향후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H몰등 강력한 유통망을 보유한 현대백화점 그룹과 결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폭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향후 국내외 브랜드 및 해외 럭셔리 브랜드의 신규 런칭 등을 통해 패션사업을 볼륨화하고 다각화해 나갈 것”이라며 “한섬이 보유한 우수한 브랜드 파워 및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국내외 패션시장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패션기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일모직 LG패션 양강 구도에 강력한 라이벌이 출현한 셈이다.
삼성, 현대, LG 오너 3세들이 펼치는 치열한 패션 대결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정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