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와 3G 시장을 선점한 하나로텔레콤과 KTF가 유선과 무선 통신시장에서 각각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KT와 SKT를 상대로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양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나서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KT와 SKT는 막강한 자금과 마케팅력을 동원하면 조기에 역전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선점 업체들은 그동안 축적한 콘텐츠와 마케팅 노하우가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박 사장은 “IPTV는 균질화된 상품이 아니어서 사업자들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온라인 포탈 네이버가 대기업 계열사가 아님에도 1위를 고수하는 것처럼 IPTV도 콘텐츠의 경쟁력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지적한다.
IPTV서비스 ‘하나TV’를 시작한지 1년만에 50만 가입자를 확보한 하나로텔레콤은 과거 초고속인터넷의 전철은 밟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 회사는 1999년 4월 국내 처음으로 초고속인터넷 상용서비스에 나섰지만 두달 늦게 출발한 KT에 1년만에 역전당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은 설비투자 경쟁이어서 자금력이 중요하지만, IPTV는 차별성이 관건이므로 1위를 고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그동안 모양새만 있던 IPTV를 지난 7월 ‘메가TV’라는 브랜드로 새 출발, 양방향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콘텐츠를 갖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3월 3G 서비스 전국망을 먼저 구축하고 반년이 채 안돼 100만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KTF도 SKT의 3G 마케팅 본격화를 촉구하고 있다. KTF 조 사장은 SKT의 공세가 거셀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품질 최적화 노하우와 3G 브랜드 파워등의 경쟁력을 활용하면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말한다.
2G시장에서는 1.8GHz의 고주파에 비해 SKT의 800MHz 주파수가 품질이 앞서는 근본적인 우열이 있었지만 2.1GHz대역의 3G서비스에서는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2G에서 주파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지국을 곳곳에 세운 네트워크 운영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SHOW’가 3G서비스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도 KTF에는 자산이다.
후발업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 시장을 개척한 하나로텔레콤과 KTF가 위협이자 기회가 될 선발업체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다.
박승윤 기자(parksy@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