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술과 장비가 떨어진 지방일수록 이런 일이 많다.
제대로 검사를 하지 않아 엉뚱한 곳에 수술을 하고, 소파 수술을 잘못해 4개월동안 하혈과 통증이 지속되고, 응급실에서 꽂은 주사가 피부로 새면서 괴사가 발생해 피부이식을 받은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등에 올라온 황당 의료사고 백태를 정리했다.
#사례1=회사원 강성만(36·강원도 동해시 발한동) 씨의 약혼녀는 7개월 전 충북 음성 S병원에서 담낭 제거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끝난 뒤 약혼녀는 많이 힘들어했고, 15cm나 되는 수술부위가 흉터로 남을 까봐 마음이 쓰이는지 눈물만 글썽였다.
일주일쯤 지나자 의사는 “퇴원을 해도 된다”며 퇴원을 요구했다. 아직 실밥을 풀지도 않은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수술자리가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병원비가 많이 나온다”는 말로 얼버무렸다. (며칠 후 이 의사는 병원을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갔다.)
퇴원을 하고 집으로 왔는데, 병증이 수술 전보다 더 심했다. 이 일로 병원을 여러번 찾아갔지만 원인을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정밀검사까지 해보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뿐이었다.
안되겠다 싶어 서울아산병원에 예약한뒤 열흘동안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 담당의사는 “담낭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해머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충격을 받았다.
아산병원의 검사자료를 가지고 S병원을 찾아가 해명을 요청했다. S병원은 처음엔 부정하다가 재차 요구하자 다시 전문 방사선업체에 의뢰한뒤 잘못됐음을 인정했다.
S병원측은 “합의를 하자”며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의사가 (합의를) 안한다고 발뺌을 하더니 나중에는 없던 일로 되버렸다.
강 씨는 “수술 전에 필요한 검사도 충분히 하지 않고…너무 억울하고 화가 난다”며 “소송을 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내 약혼녀처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례2=자영업자인 김형재(40·광주시 광산구 월계동)씨 부부는 올해 2월 뜻하지 않게 셋째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여러 가지를 고민한 끝에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가슴 아프고 죄스러웠지만 2월 13일 첨단에 있는 H산부인과에서 소파수술을 하게 되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생겼다. 수술 후 며칠이 지나도 하혈이 멈추지 않고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고통스런 기간이 4개월동안 지속됐다.
전화도 해보고 서너차례 재진료도 해보고 초음파 검사까지 했는데 그 때마다 “이상이 없고 수술이 잘됐다”며 기다려보자고만 했다. 결국 영문도 모른채 4개월을 고통속에 보낸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그 병원을 믿을 수가 없어 지인의 소개로 다른 병원을 찾아갔다. 진단결과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6월 11일 급하게 재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로 열흘 정도 통원치료를 받았다. 그동안 받았던, 말할 수 없는 정신적인 고통과 육체적인 고통 때문에 지금도 몸은 정상이 아니다.
김 씨는 “당시 수술이 잘못된 걸 담당의사도 분명히 알았을 텐데, 이 정도가 되도록 환자에게 지혈주사 한번, 약 한번 제대로 처방하지 않고 방치하고 기만했다는 것이 분통 터진다”고 하소연했다.
#사례3=소비자 이시오 씨의 친정 어머니(72)는 2006년말 금성신우신염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왼쪽 발등에 꽂은 링거가 피부로 새면서 피부괴사가 일어났다.
응급실에서 따가움과 부종으로 간호사를 여러차례 불렀으나 처치가 없다가 피부가 변색되어서야 링거를 뽑았다.
급성신우신염은 4일 정도만에 퇴원가능할 정도로 회복됐으나 왼쪽 발등에서 종아리까지 괴사가 진행되어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치료를 받고 올해 1월 피부이식수술을 받았다.
이 씨는 “입원중 보상 등에 대해 상담을 원했으나 퇴원 때 보자고 하더니 간병비와 병원비 외에 다른 보상은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