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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여심을 잡아라' 그래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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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여심을 잡아라' 그래야 뜬다
  • 송숙현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8.22 0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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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게임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일부 게임에서 여성 이용자들의 비중이 남성을 추월했다. 이에 따라 게임 개발단계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여심'을 잡기 위한 게임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 이용자층이 10-20대 남성 중심에서 연령과 성별을 넘어 다양화되면서 여성 이용자들이 게임시장의 핵심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예당온라인의 온라인 댄스게임 `오디션'.

전체 국내 이용자 중 여성 비율이 54%로, 46%의 남성에 비해 많은 대표적 `여성게임'으로 꼽힌다.

특히 `오디션'에서는 전체 유료 결제 이용자 중 3분의 2(64%)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 이용자가 단순 성비에 비해 실제 구매력에서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해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때문에 `오디션'은 최고 동시접속자수가 평균 4만명 수준으로 `평범한' 수준에 그치면서도 월 매출 30억원선에 이용자 1인당 매출(ARPU)이 2만8천500원에 달할 정도로 높다.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 등 젊은 남성층을 겨냥한 게임이 평균 15만-20만명의 최고 동시접속자수에도 월매출이 40억-5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할 경우 매출의 `실속'면에서 `오디션'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2005년말부터 `오디션'을 서비스한 예당온라인은 여성 이용자층의 이 같은 지지에 힘입어 2006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분기 연속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등 성장을 거듭하며 업계의 대표적인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게임'이라는 명예로운 호칭까지 얻은 온라인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역시 여성층의 호응이 인기의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카트라이더' 역시 전체 국내 이용자 중 여성이 40%에 가까웠으며, 특히 매출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20대 이용자 중에서의 여성 비중은 전체 평균보다 높은 4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역시 여성의 `매출 파워'가 두드러졌다.

대표적 국산 온라인게임인 `리니지2'도 여성 이용자의 비중이 2003년 18.02%, 2004년 23.44%, 2005년 27.53%, 2006년 27.60%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만큼 이미 여성 이용자들은 일부 `전용 게임'을 넘어 전체 게임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온라인게임뿐만 아니라 비디오게임기 시장에서도 `여풍'은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1월 닌텐도가 국내에 처음으로 휴대용게임기 닌텐도DS라이트(NDSL)를 정식 발매했을 당시 큰 인기를 끌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인기배우 장동건 등을 투입해 집중 마케팅을 펼친 결과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8개월만에 30만대를 훌쩍 넘는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수치는 기존 게임 마니아 위주의 시장을 공략한 소니의 휴대용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이 2년여에 걸쳐 거둔 실적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결과다.

가격과 타이틀 라인업,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단순 비교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지만 휴대용 게임기가 젊은 여성층에게도 충분히 팔린다는 것을 입증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계 공통의 평가다.

뿐만 아니라 닌텐도는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시장에서도 여성을 비롯한 가족 이용자층을 공략하는 전략을 펼쳐 전세계적으로 기존 비디오게임기의 아성으로 군림하던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압도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도 여성 게임 이용자들을 겨냥해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는가하면 기획 단계에서부터 여성층을 염두에 두고 개발에 착수하는 등 여성층 공략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오디션'의 성공에 자극받아 등장한 `온에어온라인', `아스트로레인저' 등 게임이 온라인 댄스게임 또는 리듬 액션게임을 표방하며 음악과 패션, 대중문화를 결합해 여성 이용자층을 공략하는 전형적 사례다.

다중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 장르에서도 `라그나로크' 시리즈,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 등이 파스텔톤의 화사한 색감과 아기자기한 배경, 귀여운 게임 캐릭터 등을 앞세워 여성층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고, `씰 온라인' 등 일부 게임은 아예 시스템을 뜯어고쳐 `커플게임'으로 새 출발을 준비중이다.

최근에는 아예 개발 단계부터 장르에 상관없이 여성 캐릭터를 추가하는 것이 기본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저마다 여성층이 즐길 만한 다양한 요소를 배치해 `제2의 오디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카트라이더'와 `스페셜포스' 등 게임은 기존 e스포츠리그의 여성부 경기를 아예 별도의 리그로 만들어 진행하는가하면, `오디션'과 `바닐라캣'은 게임 내 쇼핑존을 설치해 의상과 패션 용품을 추가했을 정도다.

국내 대표 게임기업인 엔씨소프트[036570]가 게임포털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 역시 여성과 다양한 연령층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게임이 젊은 남성 위주 마니아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은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것"이라며 "업계 역시 마니아층을 위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를 키울 수 있는 혜안과 그에 따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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