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성기까지 사서 달고 남성으로 살아보니..남장 여자의 체험기.
상태바
성기까지 사서 달고 남성으로 살아보니..남장 여자의 체험기.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8.28 1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보디빌딩으로 어깨를 벌어지게 만들고, 스포츠 브래지어로 가슴을 납작하게 보이게 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도움으로 수염도 연출했다. 거기에 섹스 숍에서 남장용 성기까지 구입했다.

왜 이렇게까지 했냐면 남자로 보이기 위해서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다 1년반이나 남자로 지낸 노라 빈센트 이야기다.

그녀는 어린시절 레이스 달린 옷을 싫어했다. 대학에서는 페미니즘 서적에 심취했다. 그녀의 성적 취향은 다른 여성들과는 달랐다. "늘 문화적이고 심리적 현상에서 성별에 매혹돼 고민했다"는 그녀는 남자의 모습으로 남성성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남장 여자로 살았던 경험을 적은 '548일 남장체험'(위즈덤하우스)에는 "남성에 근접한 생활을 한 여성의 시각으로" 서술한 이야기가 실렸다.

저자는 548일 간 미국의 5개 주에서 노라 빈센트가 아닌 35세의 '네드 빈센트'로 살았다. 선머슴 같다며 어릴 때 불렸던 별명으로 남자의 우정과 삶, 사랑, 일, 자아 찾기를 경험했다.

남성 노동자들의 대표적 사교클럽이라는 볼링 팀에 가입했고, 스트립 클럽에 드나들었으며, 여성들과 데이트를 했고, 수도원에도 들어갔다.

저자가 들여다본 남자의 심리는 어땠을까? "나는 그 밑바닥도 보았다. 수치스런 성욕이 사람을 얼마나 저속하고 집요하게 만드는지, 끝없는 여자 생각이 얼마나 사람을 비인간적으로 만드는지 보았다." 남성성을 발휘하라는 기대를 받을 때 성욕은 더 저급해진다는 말도 덧붙였다.

여자들은 어떠했을까? "그들은 내가 관계를 조정하고, 정신과 육체가 강인하기를 바라면서도, 동시에 부드럽고 약해서 그들의 비위를 맞춰주기를 바랐다. 여자들은 도덕적, 성적으로 우월하다고 느끼면서, 나를 마음대로 조정하려고 노력했다."
저자는 남자들이 여전히 여자와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바라본다. 돈이야말로 남성성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성들이 남성 역시 가부장제의 희생자임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겠지만, 그뿐 아니라 가부장제도에서 여성들이 공동 결정자였음을 인정해야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아버지대로부터 물려받은 강한 남성의 환상을 떠받치기 위해 무거운 짐을 지고 있으며, 그런 남성성의 아픔에 여성들이 한몫 했다고 말한다.

남자 노릇을 그만두고 이제 다시 여자로 돌아온 저자는 "남자가 되면, 여자로서 못한 일들을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자유롭게 돌아다니기는커녕 나도 모르게 무거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저자는 남성과 여성성에 대해 자신과 생각이 다른 독자를 염두에 둬서인지 이 책이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담"이며 "완벽한 남성론은 결코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공경희 옮김. 332쪽. 1만1천원(연합뉴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