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이 27일 알코올 도수 19.9도 짜리 소주 `더 좋은데이'를 출시하자 대선주조가 뒤질세라 다음달 3일 21도 짜리 `시원 프리미엄'를 출시한다고 29일 발표해 `소주전쟁 2라운드'가 본격화 되고 있다.
부산권 소주전쟁은 지난해 12월 경남권 소주시장의 맹주인 무학이 대선주조의 안마당 격인 부산권 시장을 겨냥, 16.9도짜리 초저도 소주 `좋은데이'를 출시하면서 비롯됐다.
무학의 `좋은데이'는 20도 짜리가 주류인 소주시장에 저도 소주 경쟁을 촉발시켰다. 부산소주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대선주조도 즉각 16.9도 소주 `씨유'를 내놓으면서 정면승부에 나섰다.
이후 양측은 유통방해, 무차별 광고 및 판촉경쟁 등 한치도 양보없는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였다.
출혈경쟁에다 공정거래위원회 맞고소 등 감정싸움으로 치닫던 양사의 기싸움은 소주 비수기인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잠시 수면 아래로 잠기는 듯 했지만 성수기인 겨울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또 한차례 격돌하는 양상이다.
무학의 `더 좋은데이' 출시는 부산권 소주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대선주조의 주력제품인 20도 소주 `시원'과의 전면전 선언으로 지역주류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현지 업계는 무학측이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젊은 층과 여성층을 겨냥해 내놓은 좋은데이가 부산시장에 안착했다는 판단에 따라 좋은데이 브랜드를 앞세워 `부산소주시장진출'이라는 오랜 숙원을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인 공세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무학측도 이런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최재호 무학 부회장은 "1%에도 못 미치던 무학의 부산시장 점유율이 `좋은데이'의 선전으로 5%대 이상으로 올라섰다"며 "80년 무학의 노하우가 총집결된 최고의 제품인 `더 좋은데이'로 부산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소주시장의 터주대감격인 대선주조는 `어림없는 소리'라며 수성을 장담하고 있다.
대선주조 주양일 사장은 "결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무학의 `더 좋은데이' 출시는 자충수"라며 "새로운 상품이라면 몰라도 `좋은데이'의 이름을 빌린 `더 좋은데이'는 `좋은데이' 수요층을 갉아 먹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주 사장은 "무학의 공세에 맞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며 "우리는 진로 등 수도권 거대주류업체의 남하에 대비해 우리 나름의 생존에만 신경 쓸 것"이라고 애써 태연한 표정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무학의 `좋은데이'에 맞서 내놓았던 `씨유'의 고전을 경험했던 대선주조로서는 무학의 `더 좋은데이'가 자사의 주력제품인 `시원'을 정면겨냥하고 있다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선주조 측은 곧 출시될 `시원 프리미엄'을 `더 좋은데이'의 대항마로 보지 말아달라고 주문하고 있지만 출시 시기가 `더 좋은데이'와 겹쳐 판매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선주조와 무학 모두 소비자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소주전쟁이란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양사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승부인 만큼 소주전쟁 2라운드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벌써부터 주당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