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박세환(48ㆍ경남 창원시 동읍 봉산리) 씨는 지난 8월 28일 마산에서 서울로 가는 KTX열차표를 끊었다. 간암과 간경화로 간 이식수술을 받고 매달 2번씩 약을 타러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약을 받으러 가기 위해서였다.
살고 있는 곳이 창원이라 서울행 KTX를 타려면 밀양에서 갈아타야만 했다. 출발 당일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복용하고는 창원에서 밀양을 가는 도중 어지러움을 느꼈다. 원래 약을 먹으면 이런 증상이 나타나곤 했다. 그래서 기차가 밀양에 도착한 사실을 알았지만 내리지 못했다.
결국 밀양 다음 역인 동대구에서 내려 원래 타야 할 기차를 놓치고 다음 열차를 탔다. 그런데 새로 탄 열차의 승무원은 "앞 차 승무원에게 사인도 안 받고, 미리 자기한테 얘기하지도 않았다"며 “표를 다시 구매해야 하고, 별도로 요금의 1.5배를 과태료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방적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런 식으로 몰아세워 몸이 안 좋아 원래 타야할 기차를 놓쳤다는 설명은 한마디도 하지못했다. 앞서 동대구에 내리기 전 열차 승무원은 10분만 기다리면 다음 열차 탈 수 있다고 말했었다. 다른 열차를 타면 안 된다는 말은 없었다.
화가 나서 돈을 못 내겠다고 하자 결국 서울역에 도착해 열차 승무원과 같이 매표소로 갔다. 사정을 말했다. 매표소 직원은 그냥 좋게 해결하라고 승무원에게 말했다. 하지만 승무원은 그냥 넘길 수 없다고 해서 결국 철도경찰의 조사를 받고, 남대문 경찰서로 가서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박 씨는 "서울까지 무임으로 열차를 탄 것도 아닌데, 사회통념상 가끔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이렇게 사람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를 할 수 있느냐"며 "열차 승무원의 힘이 이렇게나 강한 줄 몰랐다. 사회의 냉정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철도청 홍보실 관계자는 “모든 일은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열차 승무원의 재량으로 유연하게 문제를 풀기도 한다. 다만 이 경우는 소비자와 승무원의 감정적 문제로 인해 일이 커진 것 같다. 구체적인 답변은 회사 규정을 담당하는 관계자가 자리에 없는 관계로 돌아오면 내용을 확인하고 다시 알려 주겠다”고 밝혔다.
저런것들이 강자앞에선 말도못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