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연구 목적에 한해 인간-동물 교잡 배아를 만드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고 연합뉴스가 로이터통신을 인용 보도했다.
영국의 배아연구-불임치료 감독기관인 인간수정배아관리국(HFEA)은 5일 논란 끝에 동물 난자 세포에 인간 DNA를 주입한 인간과 동물 종(種)간 교잡 배아를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세포질 교잡(cytoplastic hybrid)' 배아는 99.9% 인간, 0.1% 동물의 특성을 지닌다고 로이터는 말했다.
HFEA는 그러나 질병 퇴치를 위한 연구 목적으로 허가를 받은 소수 과학자들만 인간-동물 배아를 만들 수 있도록 자격을 엄격히 제한할 방침이다.
런던 킹스대학 연구팀 등 과학자들은 지난해 말 여성의 기증 난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동물 교잡 배아를 허용해 달라고 HFEA에 신청했다.
과학자들은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같은 난치병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줄기세포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인간-동물 교잡 배아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얻는 데 필요한 여성의 난자를 대량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교잡 배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HFEA는 "이번 결정이 세포질 교잡 배아 연구에 대한 완전한 승인은 아니다"며 "인간-동물 교잡 배아 연구가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허용될 수 있다는 인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HFEA는 애초 교잡 배아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과학계의 거센 반발이 불거지면서 1년여만에 허용쪽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HFEA는 이제 수 개월 동안 국내 과학자 2개 팀이 신청한 배아 연구를 허용할지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중국, 미국, 캐나다 과학자들은 이미 이와 비슷한 배아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아무리 소량이라도 인간의 유전 물질과 동물의 유전 물질을 혼합하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잘못된 일이라며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