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광주시 교육청에 따르면 박모씨는 전날 실명으로 `학교 자퇴 유발한 두발규정 반드시 학생 참여케 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교사와 학교 측에 각성을 촉구했다.
박씨는 이 글에서 "교육부에서는 학생이 참여한 두발 규정 마련을 권고하지만 학교장 재량이라는 단서 때문인지, 학생의 통제수단으로 용이해선지 실제 이런 절차를 거치는 학교는 뉴스에서나 볼 수 있다"며 "학생 자치회의 의견수렴 등 학교가 보다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참여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씨는 해당 고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일부라고 소개하며 `자퇴서를 제출하며'라는 제목의 글도 첨부했다.
박씨는 "내 아이는 두발규정 때문에 학교를 기피하게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학교폭력, 따돌림, 무단결석 때문이 아니라 머리카락이 길어서, 복장이 남달라서 요주의 학생으로 분류하는 편견이 사라질 수 있도록 더 이상 학생이 학교 두발규정 때문에 학교를 떠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또 자신도 교사라고 밝힌 뒤 "학기 초나 방학이 끝나면 학생들의 머리를 사생결단으로 단속하느라 교사는 지난 60년대 장발 단속하는 경찰의 모습으로 전락한다"며 "아이들이 교사를 따르고 존중할 바탕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아이가 이제 그만 다니겠다고 하는데 `그래 오래 참았다'고 말하는 것은 허락이 아니라 부끄러운 포기"라며 "별 볼일 없는 아이의 자퇴도 `아우성'으로 받아들여 남은 학생들에게 이해와 사랑을 베풀어 달라"고 덧붙였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적정 수준을 넘는 두발 단속은 결코 없었다"며 "두발 규정이 자퇴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직접적인 계기는 외국유학으로 알고 있는데 두발 규정을 못이겨 자퇴를 한 것처럼 본질이 왜곡된 데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씨는 "자퇴의 직접 원인은 두발규정과 교사의 비인격적인 대우였고 유학은 자퇴 후 아이 교육을 위한 궁여지책의 하나로 궁리 중"이라며 "학교현장에서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마찰을 최소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렸는데 학교 측이 또 한번 자기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