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일발'의 자동차 급발진 추정사고가 잇따라 발생, 운전자들의 혼을 빼놓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과 한국소비자원 등에 접수된 '급발진' 추정 피해사례에 따르면 급발진은 제조회와 차종, 연식을 가리지 않고 갑자기 돌발적으로 일어난다.
또 미친 황소처럼 통제불능의 상태로 돌진하기 때문에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싶다.
그러나 제조회사측은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직 판례가 없는데다가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애꿎은 소비자만 이래저래 억울한 피해를 보고 있다.
소비자 박주동(47ㆍ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씨는 지난 1일 오후 2시 경기도 오포읍 신현리 현대모닝2차 자택에서 두 아이, 아내와 함께 배드민턴과 축구공, RC카를 싣고 1Km쯤 되는 신현 삼거리에 도착할 무렵 사고를 당했다.
3거리에 짙은 감색 아반떼 승용차가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고 있어서 20m 쯤 전에 차량속도를 줄였다. 앞차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브레이크를 살짝 밟았는데 차가 멈추지 않고 미끄러지듯 속도를 냈다.
박 씨는 운전 경력 16년째로 평소 연료절약형 운전이 몸에 베어 급정거, 급출발을 거의 하지 않는편이다.
당황하여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는데 자동차는 굉음을 내며 충격적인 속도를 냈다.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아무소용이 없었다. 순간 앞차와 부딪치지 않으려고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꺾어 인도 옆 바위벽에 박았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백이 터졌다.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보니 창문쪽 대시보드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조수석을 보니 아내는 에어백의 충격에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 다행히 뒷좌석의 아이들은 다행히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았다.
차량은 조수석 바퀴가 빠질만큼 조수석이 박살났다. 경찰서과 보험사에 연락했다. 잠시 후 도착한 경찰은 응급조치만 해주고 갔다. 보험사 직원은 "혹시 액셀레이터를 밟은 것 아니냐"고 묻고는 사진만 찍어갔다.
이틀뒤부터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가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사고의 충격이 아닌가 싶다.
문제는 브레이크를 살짝 밟는 순간 차가 미끄러지듯 빨라졌고, 브레이크를 다시 확인하듯 재차 힘껏 밟았는데 요히려 굉음을 내고 내달렸다는 것이다. 이건 분명히 브레이크 감각이 아니었다.
당시 급작스러운 상황이 아니었고, 속도를 줄인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살짝 밟았는데 제어할 수 없는 가속이 붙었다. 차는 2004년식 뉴EF쏘나타, 사고당시 주행거리는 6만 Km정도였다.
박 씨는 "운전 경험 16년 만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만약 주변에 행인이라도 있었다면 인명 피해가 컸을 것이다. 지금 차량을 수리중인데, 이런 차를 다시 타고 싶지 않다. 이런 억울한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했다.
소비자 박영태 씨는 지난 8월 10일 오후 4시 회사 주차장에서 나오려고 기어를 'P'에서 'D'로 바꾸는 순간 엔진에서 '붕~'하는 굉음을 내며 5m를 돌진해 1.5m 높이의 콘크리트 옹벽에 부딪쳐 멈추었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소용이 없었다.
굉음은 중립에서 액셀레이터를 약 3000rpm만큼 밟았을 때 나는 소리와 같았다. 완전히 통제불능인 미친 황소같이, 탱크처럼 돌진하였다. 멈추고 나서 발을 확인해보니 분명히 브레이크 위에 놓여있었다.
앞 범퍼가 엔진 쪽에서 밀려들어와 부서질 정도로 상당한 충격이었다. 쌍용차 서비스센터에서 가서 차량을 점검하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3일 뒤 본사 CS추진팀에서 나와 사고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며칠 있다가 차량 잘못은 없고 본인 실수로 인한 것이라며 본인 부담으로 수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
하는 수 없이 보험 처리를 했다. 8일동안 1300만원의 수리비가 나왔다. 차종은 쌍용 로디우스(11인승, 4륜구동, 자동변속기, 오토파킹), 올해 5월식으로 3개월밖에 안된 새 차였다.
박 씨는 "만약 바다나 낭떠러지였거나 앞에 사람이 있었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며 "완전히 수리가 되고 정밀 점검후 이상이 없다고 할지라도 또다시 급발진이 일어날까봐 타고 다니기가 겁난다"고 한국소비자원에 고발했다.
또 류동기 씨는 차를 주차장에 주차하려고 표를 뽑으려고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순간 차 엔진에서 '웅~'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앞으로 튀어나갔다.
이 사고로 차량의 앞 범퍼가 찌그러졌다. 구입한지 얼마 안되는 소형 승용차였다. 영업사원에게 문의를 하였다.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아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다.
류 씨는 "언제 다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상도 못받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소비자원에 도움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