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내비게이션 제품을 출시했지만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은 1% 미만에 불과하다. 반면 '아이나비'나 '엑스로드' 같은 중견 업체들의 브랜드가 '명품' 대접을 받으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는 내비게이션 시장이 기존 전자제품처럼 대기업 브랜드를 선호하기보다는 가격과 기능을 중시하는 합리적인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1997년 GPS(위성위치표시시스템)를 활용한 고가의 초기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으나 초기에는 정체된 모습을 보이다, 2003~2004년 50만원대 미만의 '휴대형'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이와 함께 과거 고급 차종에 옵션으로 달리는 사치품으로 여겨지던 내비게이션은 이제 인터넷 쇼핑몰이나 홈쇼핑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생활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에는 DMB 기술과 접목되면서 제품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DMB 방송 시청 등 멀티미디어 기능은 물론 DMB 방송망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받는 티펙(TPEG) 등 첨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이용자의 저변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대중화와 함께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2004년 20만대.800억원, 2005년 80만대.1천500억원, 2006년 120만대.3천억원 규모로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는 150만대.5천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내비게이션 장착 차량은 전체 1천600만대의 등록 차량 중 220만대 정도로 보급률은 14% 수준이다. 내비게이션 최선진국으로 평가받는 일본의 보급률이 5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할 때 성장 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주5일 근무제의 정착에 따른 여가 시간 확대와 열악한 도로 사정으로 인한 상습적인 교통 정체는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을 확대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이 향후 2~3년 간 연 평균 5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에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약 100여개의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시장의 80% 가량을 상위 5~6개가 차지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아이나비'를 앞세운 팅크웨어와 '엑스로드'의 카포인트가 시장의 약 50%를 양분하며 1,2위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디지탈큐브, 파인웍스, 하이온, 코원, 레인콤 등의 후발업체들이 추격하고 있다.
작년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팅크웨어는 내비게이션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디지털맵 전문업체로 출발해 하드웨어인 내비게이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으며, 현재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 모두를 겸비한 국내 유일의 업체로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04년 국내 업체로는 처음 착탈이 가능한 '휴대형' 내비게이션을 개발한 카포인트는 국내 내수 시장과 함께 유럽, 일본 등 32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카포인트는 10월 말 코스닥 상장 무선인터넷 솔루션업체 지오텔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팅크웨어는 매출액 1천14억원, 순이익 103억원을, 카포인트는 매출액 772억원, 순이익 25억원을 거뒀으며, 올해도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