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씨는 15일 공개된 시사주간지 '시사IN' 창간호와의 인터뷰에서 "누드사진을 찍은 적이 없으며 2006년 봄 갤러리 인에서 사진작가 황규태씨의 사진전이 열렸을 때 내 얼굴에 가슴이 엄청나게 큰 백인여자의 몸을 합성해 놓은 작품을 보고 떼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문화일보가 공개한 사진은 합성사진이 분명하다며 "내가 죽은 사람도 아니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이번 사진의 유출에 누가 개입되었는지 짚이는 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16일 갤러리 인에 확인한 결과 황규태씨가 이 화랑에서 개인전을 한 것은 2004년 3월17일부터 4월7일까지였다. 전시된 사진은 구름, 꽃, 먼지, 하늘, 바다 등을 초현실적으로 찍거나 여성의 얼굴과 신체 일부를 찍은 것 등으로 미술관에서 주로 전시를 했던 황씨가 오랜만에 상업화랑에 나들이한 전시였다.
신씨는 '떠도는 것들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열렸던 이 전시의 서문을 쓴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
이 화랑 관계자는 "당시 자연을 찍은 사진이 주로 소개된 가운데 예술계 인사들의 얼굴을 이용한 합성사진도 소품으로 여러 점 만들어 한쪽 벽에 걸었다. 그때 신정아씨의 사진이 있어 연락을 했더니 본인이 와서 보고 화를 내곤 떼어갔다"고 확인했다.
또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 사진은 이번에 문화일보에 실린 사진과는 전혀 달랐으며 다른 사진들 도 신체 일부를 찍어 합성한 것들로 전신누드 사진같은 것은 없었다"며 "황규태씨가 전시 후에 합성사진의 모델이 됐던 분들에게 대부분 사진을 기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씨가 인터뷰에서 2006년에 황규태씨의 개인전 서문을 썼고 자신의 사진을 떼어냈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화랑은 그 이후 황규태씨의 전시를 한 적이 없다. 신씨가 서문을 썼던 전시는 2004년 전시뿐이다. 신씨가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규태씨는 지난 5월 횡령혐의로 체포돼 로스앤젤레스지방법원에서 4년 징역형을 받고 미국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사진이 합성된 것이라는 추측에는 미술계 인사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사진의 다리 부분이 신씨의 체형과는 달라보이고 작가가 찍었다고 보기에는 사진의 수준이 너무 조악하다"는 의견이 대체로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성곡미술관 재직초기와 분위기가 흡사하다"며 굳이 그런 사진을 조작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사진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는 신씨가 "사진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 짚이는 바가 있다"고 말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으나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오래된 출입문과 상대적으로 세련된 책꽂이와 부피가 큰 책 등 사진의 배경으로 보아 원로 미술가의 집일 것이라는 관측 속에 "사진작가의 작업실이다", "원로화가의 자택이다" 등 추측이 엇갈린다.
다만 사진을 누군가가 고의로 유출시켰다는 추측에는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오히려 "주인이 부재 중인 작업실에서 그런 사진이 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찾아가 집어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사진 소유주의 설명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그 사진이 합성사진인지 합성되지 않은 사진인지를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