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판매직원의 권유로 독일제 수입 세탁기를 샀던 한 소비자는 세탁할 때마다 옷감이 찢어지고, 교환한지 2개월도 안되어 고장났다고 다시 교환ㆍ환불을 요구했다.
한 자동차 딜러는 잘 아는 선배에게 폭스바겐 '파사트'를 팔았다가 1년 반뒤 중고차를 되팔아주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도색된 차량임을 뒤늦게 알고 수입업체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업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또 애플컴퓨터의 LCD패널과 소니 CDP 렌즈 등 일부 부품가격이 국산 제품보다 몇 배나 비싸 "부품 장사로 폭리를 취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올라온 수입제품관련 소비자 불만ㆍ피해 사례를 소개한다.
#사례1=주부 전수진(39·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씨는 지난 2006년 1월 애경이 인수한 분당 삼성플라자에서 세탁기를 구매했다.
담당 직원이 수입제품을 적극 권유하여 독일 ‘바흐네트’를 샀다. 통돌이 세탁기보다 세탁물 손상이 더 없다고 했다.
그런데 세탁을 하면 옷감이 찢어지는 손상이 여러차례 발생했다. 애프터서비스(A/S)를 의뢰하니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환불을 요구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회사에서 취급하는 ‘월풀’ 세탁기로 교환해주었다. 교환 받으면서 같은 문제가 생길 때 환불하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교환후 2개월이 조금 안되었을 무렵 같은 손상이 또 생겼다. 수입업체에 상담을 하자 소비자원에 신고해 처리를 받든지 민사소송을 하라고 말했다.
기가 막혀 막막하던 차에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전 씨가 1년 넘게 사용하고 문제가 있어 교환을 했던 세탁기를 삼성플라자 가전 매장에서 진열상품이라며 판매를 했다는 것이다.
구입자가 세탁기 받침대 서랍에 들어있던 배송장에 적혀있던 전 씨의 연락처를 보고 확인전화를 한 것이다.
전 씨는 “어떻게 신뢰받아야 할 백화점에서 중고물건을, 그것도 진열품이라고 사기를 치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힘이 약한 소비자는 대항도 못해보고 사과와 환불처리만 받았을 뿐이다”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분당 삼성플라자 관계자는 "진열상품과 반품 상품을 파는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물론 행사를 위한 광고도 했다. 배송장이 서랍에 그대로 있었던 것은 업체쪽의 실수로 판단된다. 이 것 때문에 고객이 오해를 했고, 컴플레인을 받아들여 새 걸로 교환해드렸다.
세탁 때 옷이 손상되는 문제가 발생하면 당연히 환불이나 교환을 해드린다. 분명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소비자의 말만 듣고 다 알 수는 없다. 한국소비자원 등에 의뢰해 결과가 나오면 그대로 보상을 해준다"고 밝혔다.
#사례2=GM대우 자동차판매 영업사원인 민지홍(31·경기도 이천시 증포동) 씨는 작년 2월쯤 폭스바겐 ‘파사트’ 차량을 친한 선배에게 판 적이 있다.
1년 반이 지난 8월 그 차량을 팔려고 인터넷 중고차 사이트에 올려놓았다.
중고 매매업자에게 연락이 왔다. 판매하는 과정에서 터무니없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차가 사고 난 적이 없었는데 운전석쪽 앞 펜더부터 앞, 뒤 문짝까지 도색작업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차주와는 평소 지역 선후배관계로 엔진오일 교환하는 것조차 민 씨가 분당 폭스바겐 A/S센터를 이용해 차량을 관리해 왔습니다.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하는 선배라 차량 상태 관리에 대해서는 잘 아는 사실이었다.
만약 사고가 났더라도 무조건 연락이 왔었을 것이다. 그리고 한두 푼 하는 차도 아니고 자차보험을 통해 처리했을 것이다. 야매로 해도 100만원 이상은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차량매각을 보류하고 폭스바겐회사에 항의를 해보았지만 아무소용이 없었다.
그 후 수입중고차를 하는 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수입차들 중에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인천항구에 가면 이런 수입차들 전문 도색하는 곳이 다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다 인정하니까 그냥 판매가격에서 하나도 깎지않고 자기한테 팔라고 했다.
다시 폭스바겐 A/S센터로 문의했다. 그런 일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폭스바겐코리아라는 곳으로 의뢰했다.
그 쪽 직원들이 내려와서 “이 차량의 운전석 뒷쪽 몰딩은 교환하였다고 얘기하면서 도색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민 씨는 “이 일을 어쩌면 좋느냐”며 “이 차로 인해 선배하고 사이도 멀어지고, 나에게 변상을 하라고 하는데, 회사측에서는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며 본보에 도움을 요청했다.

#사례3=회사원 오정엽(35·서울시 중구 순화동) 씨는 작년 7월 애플컴퓨터의 모니터 일체형 PC인 ‘iMac’ 17인치 모델 (Core Duo 1.83GHz)을 136만원 주고 구매했다.
올해 1월 자신의 부주의로 작은 흠집이 생겼다. 일주일전까지만 해도 저렇게 검은 현상은 없어서 7개월 넘게 그냥 써오고 있었다.
왜냐하면 136만원 짜리 컴퓨터의 LCD 패널 교체 가격을 애플 공인 서비스업체에서 62만7000원 불렀기 때문이다.
너무나 가격이 비싼 것같아 비슷한 국내 제품을 조사해봤다. TG삼보에서 나온 '루온'이라는일체형 PC(LWCA64H-M1)가 130만원대의 가격에 19인치 모델이었습니다. 삼보서비스센터에 알아보니 38만원을 불렀다.
소비자 입장에서 단순 비교하면 삼보제품의 액정값도 싼 가격은 아니었다. 이미 19인치 LCD 모니터 완제품이 20만원대를 형성하던 시기였으니까.
어쨌든 컴퓨터 구매가의 거의 반액에 해당하는 교체비를 부담할 능력이 없어 7개월간 써 왔다. 그런데 장마철을 거치면서 갑자기 멍이 시커멓고 크게 들어 아예 화면 일부를 가리기 시작했다.
그 사이 LCD 가격은 더 떨어져 19인치대는 10만원대였다. 지난 1월보다는 부품가격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다시 서비스센터에 문의했다. 가격이 20만원 더 올라 '84만원'이라고 했다. 어이가 없어 상담원에게 황당한 웃음과 함께 물었다.
“어떻게 가격이 더 올랐나요. 연초에 알아봤을 때는 60만원대였는데….” “고객님, 지난 가격은 제가 알 수 없습니다. 본사에서 부품가 조정이 있었던 것은 알고 있으며 공임과 센터 마진을 포함한 정가입니다.”
오 씨는 “본 제품의 LCD가 특별히 고급사양도 아니고 올해의 시세를 감안하면 기껏해야 10만원 안팎이 합리적인 가격”이라며 “서비스센터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고장이 나면 새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내 PC의 중고시세가 70만원 정도인데 수리비가 84만원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여기가 미국이고 내가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불합리한 부품가격 청구에 대해 소송을 걸었을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애플컴퓨터코리아 관계자는 "공인 서비스센터를 통해 확인해보니 작은 흠집이 아니었다. 패널이 깨져 완전히 교체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모니터 일체형 PC의 LCD 패널은 가장 비싼 부품 중 하나다. 애플은 최고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가격이 동일하다.
본사 직영 서비스센터는 없고 공인된 서비스센터와 계약관계를 맺고 있다. 공정위의 공지사항을 준수하고 있다. 첫번째 수리비 62만원은 수리마진을 넣지않고 산출한 금액이고, 두번째 84만원은 공임비와 마진을 포함한 가격이다"라고 밝혔다.
#사례4=대학생 공태웅(23·부산시 동래구 낙민동) 씨는 지난 6월 중순 인터넷을 통해 10만원을 주고 CDP를 구입했다. 실버색상의 ‘소니 D-NE830’이었다.
3주 정도 지나자 CDP의 음이 튀기 시작했다. CD도 새로 구입한 정품이었고 흠집하나 없었다. 다른 CD를 넣어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친구의 CDP에 같은 CD를 넣으니 아무 이상이 없이 재생되었다.
당시 군대 병장으로 있을 때라 CDP를 들을 수 있는 시간도 자유시간밖에 없었고, 관물대에 항상 보관해 험하게 다룬 적도 없었다.
3개월동안 쓰지 못하다가 최근 말년휴가를 나와 집근처 A/S센터에 검사를 부탁하니 렌즈상태가 불량하다며 교체 비용이 7만1000원이라고 했다.
병행수입 제품이라 보증기간도 없어 구입한 곳(숭례문수입상가)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니 “3개월 전의 일을 가지고 어떻게 하라는 거냐. 딴 물건 구입하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공 씨는 “10만원짜리 불량 CDP 하나에 수리비용이 7만원이라니 말이 되느냐”며 “불량품 팔아먹고 미안해하기는 커녕 다른 물건을 팔아먹으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저런걸 제품이라고 파나....너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