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전자제품의 외부 디자인부터 소프트웨어, 글자체까지 ‘삼성 스타일’ 만들기에 나선다.
TV, 프린터, MP3 등 디지털기기를 중심으로 각 전자기기의 디자인에 패턴을 일치시켜 제품을 보는 순간 ‘아,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TV, 홈시어터, 캠코더 등 연결기기의 유저인터페이스(UI)를 통일, 소비자들이 손쉽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윤종용 부회장은 최근 월례 조회사에서 “고객은 감성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인 유저인터페이스(UI)에 감동을 받는다”면서 “디자인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주문, 삼성스타일 만들기의 포문을 열었다.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총괄 사장도 “전자기기의 사용자 환경을 일치시키는 건 어려운 작업이고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삼성 제품들만이라도 UI 연결성을 통일하고 싶다”면서 “퍼스트 레벨(첫 번째 단계)부터 이를 통일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인, 푸른 빛을 쏘다=삼성전자가 구축하는 삼성 스타일은 제품의 외부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투 트랙으로 이뤄진다.
디자인 통일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 통일의 키워드는 ‘고광택 블랙’과 ‘푸른 오로라’다. 요즘 나오는 신제품들은 ‘푸른 빛’이라는 테마가 하나로 관통한다.
2007년형 보르도 TV는 와인잔 모양으로 흐르는 라인 하단에 푸른 빛이 선명하게 흐른다. 깐느 풀HD PDP TV도 마찬가지. 삼성전자가 이달 초 가전제품 박람회인 IFA에서 비밀병기로 내놨던 초슬림형 프린터와 복합기인 스완, 로간의 외관과 버튼에도 고광택 블랙과 푸른 빛은 선명히 살아 있다. 블루레이디스크 플레이어와 MP3제품인 K3, P2에도 푸른색이 들어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자인 통합은 언제, 어디서, 누가봐도 삼성전자 제품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고 고객이 각종 제품을 갖고 있을 때 디자인의 통일성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아이콘부터 사용자 환경 일치 추진=디자인에 이어 소프트웨어의 통일에도 착수했다. 유저인터페이스(UI)라 불리는 사용자 환경을 일치시켜 소비자들이 손쉽게 각종 기기를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첫 단계 작업에 돌입한 것.
삼성전자에 따르면 각 사업부의 제품개발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설계 초기단계부터 협력키로 했다. TV, 캠코더, MP3제품 개발 담당자 중 특히 디자이너들이 함께 제품에 적용할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사장은 “현재의 제품뿐 아니라 미래에 나올 제품들까지 고민해서 연결성을 통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UI 통합 완료시점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삼성은 서체 개발 전문업체인 산돌커뮤니케이션과 손잡고 4년여간 연구.개발한 ‘삼성 글자체’도 조만간 내놓을 방침이다. 일명 ‘삼성체’는 아직 외부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명조와 고딕, 프레젠테이션용 서체 등 3개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개발이 완료되면 이 글씨체를 가전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서은정 기자(thankyou@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