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의 애널리스트 수는 이미 1천명을 넘어섰지만 경험많은 노련한 애널리스트의 수가 부족해 각 증권사마다 중견 애널리스트 확보를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실정이다.
27일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협회에 등록된 증권사 조사분석담당자 즉 애널리스트의 수는 1천43명에 달해 `애널리스트 1천명 시대'가 활짝 열렸다.
2005년 말 776명이었던 애널리스트 수는 2년도 되지 않아 300명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협회에 등록된 애널리스트 수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삼성증권(77명)이었으며, 동양종합금융증권(56명), 대우증권(54명), 하나대투증권(51명) 등은 모두 애널리스트 수가 50명을 넘어섰다.
삼성, 대우증권의 경우 RA(보조 애널리스트)와 지원인력 등을 합치면 리서치센터의 인력이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올 들어 가장 공격적으로 애널리스트를 확충한 곳은 하나대투증권으로 `스타 애널리스트'인 김영익 부사장을 포함해 팀장 또는 수석연구원 중심으로 25명의 인력을 스카우트했다.
문제는 증시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투자자의 입맛에 맞는 `쌈박한' 분석 보고서를 내놓을 수 있는 중견 애널리스트가 흔치 않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증권사 간 치열한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애써 키워놓은 중견 애널리스트를 다른 증권사에 빼앗기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G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14명이었던 5년 이상 고참 애널리스트의 수가 지금은 10명으로 줄었으며 H증권도 5년 이상 경력을 가진 애널리스는 28명에서 21명으로 줄어들었다.
치열한 인력 쟁탈전은 곧 중견 애널리스트 몸값을 천정부지로 올려놓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은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연봉 계약을 체결하는 시기에 고민이 많아졌다"며 "최근에도 한 애널리스트가 턱없이 높은 급여를 요구해 난처했었다"고 밝혔다.
`베스트(Best)'로 꼽히는 애널리스트나 팀장급을 스카우트할 때는 2억~3억원의 몸값을 지불하는 것이 정가처럼 돼 버렸으며, 팀장급이 아니더라도 억대 연봉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 그룹 오너가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적극 영입하라"는 특명을 내린 한 재벌그룹 계열 증권사는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데려오면서 직전 연봉의 거의 2배를 제시하는 파격 조건으로 스카우트에 성공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존 증권업계보다는 해당 업종의 산업현장에서 우수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증권사들도 늘고 있다.
올 들어 전자, 제약, 디스플레이 등의 현직 종사자를 잇따라 스카우트한 대신증권의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해당 업종에 직접 종사했던 사람은 그 업종의 현황과 전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출혈 스카우트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참신하면서도 경쟁력을 갖춘 애널리스트를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