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인치 LCD TV는 삼성전자가 사내 LCD총괄에서 패널을 받아 만드는 소위 '주력' 제품이 아니어서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30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37인치 LCD TV를 24만2천대 팔아 1위에 올랐다.
그동안 이 분야 1위를 독식하다시피 해온 샤프는 23만6천대로 2위로 주저앉았고, LG전자(19만8천대) 필립스(17만9천대) 도시바(14만8천대)가 5위권을 형성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11만3천대에 불과했던 1분기에 비해 배 이상 증가한 판매고를 올리며 전례없는 약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LCD TV 담당인 DM(디지털미디어)총괄이 LCD패널을 맡고있는 LCD총괄에서 패널을 받아 TV를 생산, 판매하는 구조로 32, 40, 46인치가 주력 제품이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37인치 TV에 사용되는 패널은 자체 조달하지 못하고 대만 AU옵트로닉스(AUO)와 청화픽처튜브(CPT)에서 전량 공급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제품 라인업을 위한 '구색'이라고 스스로 밝혀온 37인치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 설왕설래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외부에 설명해온 것과 달리 주력 제품 라인업을 사실상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선 나온다.
또 DM총괄과 LCD총괄 사이에 패널의 표준 사이즈를 놓고 갈등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고, LG필립스LCD 같은 국내업체 제품을 쓰지않고 대만 패널을 사용하는 데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이 없지않다고 업계 일부에서는 지적한다.
그러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주력 제품군인 32인치와 40인치의 중간 인치대 시장을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37인치 제품을 작년 초 유럽에 처음 내놓은 데 이어 작년 하반기 북미에도 출시했다"면서 "제품 반응이 좋아져 판매량이 늘어났을 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32-40-46인치가 주력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고 37인치는 여전히 '구색 갖추기'가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그것은 2분기 전체 LCD TV 판매량 270만대 가운데 37인치가 10%도 안된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패널 사용에 대해서는 "패널은 안정적인 조달이 제일 중요한데 대만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패널을 공급해주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조달만 가능하다면 어느 업체와도 거래할 수 있으나 국내의 특정업체가 그렇게 우리와 거래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