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왕방울만 한 눈, 오똑 솟은 코, 가냘픈 턱 등을 갖기를 기대하며 성형수술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서울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류바람이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인뿐만 아니라 '서울 스타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중국, 일본, 동남아인들도 줄을 잇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한국의 성형외과 병원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로부터 '성형수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고, TV에 나온 주인공처럼 되기를 바라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숙련된 성형외과의 확보에 필사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포스트는 서울에서 가장 큰 성형외과 병원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성형외과 의사 김모씨의 경우 하루에 20여명의 얼굴 성형수술을 하고 있고 본인이 운영하는 4개 병원에선 하루 200여 차례 성형수술이 이뤄지고 있으며 한류바람과 성형붐이 일고 있는 상하이에 2개의 병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포스트에 따르면 성형외과의인 김씨 본인도 눈가 주름을 없애거나 광대뼈와 턱뼈를 깎아 가냘픈 얼굴형이 되도록 하는 등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것.
또 김씨는 성형수술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현재 5층 건물인 병원을 18층 건물로 옮겨 '성형수술 타워'를 세울 계획이라며 한국에서의 성형수술 붐을 단적으로 소개했다.
한국에서 성형수술이 얼마나 실시되고 있는 지 알 수는 없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성형외과 의사 수가 지난 2000년 926명에서 지난 2005년엔 1천344명으로 45% 증가, 로스앤젤레스(1천321명)보다 많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이처럼 한국에서 성형수술이 번창하고 있는 이유는 우선 가격이 저렴하고 기술이 뛰어나다는 점.
서울에서 1만3천달러를 들여 턱뼈를 깎고 눈을 확대하는 수술을 받은 싱가포르 출신의 25세 여성은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성형수술은 패스트푸드와 같다"면서 "'인간적 교감(human touch)'은 없지만 기술은 매우 훌륭하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성형수술 가격은 태국 수준으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저렴해 쌍꺼풀 수술의 경우 1천500달러로 미국의 절반 가격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또 한국인의 가치관이 점차 외모를 중시하고 있고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 한류바람이 확산되고 있으며 중국의 경제발전도 서울에서 성형수술업이 흥행을 이루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피부과 의사인 임모씨는 "TV드라마가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자신들이 닮고 싶어하는 드라마 주인공의 사진을 들고 온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