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 이훈택 교수팀은 2일 레트로바이러스를 이용해 녹색형광유전자(EGFP)를 돼지와 소의 체세포에 주입해 형질전환 체세포를 만들고 이를 각각 소와 돼지 난자에 도입해 이종동물 간 형질전환 체세포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런 새로운 개념의 이종 동물 간 복제기술에 대해 올 1월 국내 특허를 출원했으며 관련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분자 생식과 발생(Molecular Reproduction and Development)' 12월호에 게재가 결정됐다.
이 연구에서 이 교수는 먼저 레트로바이러스를 이용한 유전자도입시스템으로 EGFP 유전자를 돼지와 소의 태아 체세포에 도입해 각각 체세포에서 EGFP 유전자가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이어 EGFP 유전자를 가진 돼지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소의 난자에 이식하고, 소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돼지 난자에 이식, 돼지 핵-소 난자, 소 핵-돼지 난자로 이루어진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생산된 돼지와 소의 이종 간 형질전환 복제 수정란은 정상적인 발달과정을 거쳐 배아 발달에서 착상 전 단계인 배반포로 발달했으며 모두 EGFP 유전자를 가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형질전환 체세포 복제 배아는 대리모 동물의 자궁에 착상되면 젖을 통해 의약물질을 분비하거나 인간면역체계의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등 원하는 유전형질을 가진 동물로 자라나게 된다.
이 교수는 "이 연구는 난자 확보가 어려운 멸종 위기 또는 희귀 동물을 다른 종의 난자를 이용한 체세포 복제방법으로 보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며 "이종 동물 사이에서 형질전환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배아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생명공학계에서는 시베리아 매머드 체세포를 코끼리 난자를 통해 복제하거나 호랑이의 체세포를 고양이 난자를 이용해 복제하는 등 이종 간 복제를 통해 동물을 보존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국 정부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한 이종 간 복제연구를 제한적으로 허영키로 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원하는 유전형질을 가진 체세포 복제동물을 이종 동물 간 복제 방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앞으로 체세포 복제기술을 의료용 또는 산업용으로 활용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